집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려가면 나오는 기흥호수. 그 널찍한 호수를 1년 여만에 찾았습니다. 구글 포토를 뒤져보니 작년 이맘때쯤 왔었더라고요. 이번에 기흥호수를 찾은 건 용인 조정경기장 인근에 있는 괜찮아 보이는 카페에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번 글은 또 한 번의 카페 투어기가 되겠네요.
이번 카페 투어의 목표는 기흥호수를 조망하기 딱 좋은 위치에 있는 카페 호수앉기. 용인 조정경기장 근처에 있는 곳으로 총 4층에 옥상엔 루프탑, 1층에선 빵을 직접 굽는 대형인 듯 대형 아닌 카페입니다. 음료 주문과 빵 구입 등은 모두 2층에서 할 수 있고, 모든 층에 자리가 있고 널찍한 고정창으로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는데 계단도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층간 이동도 수월하더군요.
내부는 요즘 카페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에 나무 테이블과 의자, 소파 등 적당히 따뜻해 보이는 가구 배치 등 크게 새로운 느낌은 덜했습니다. 이왕이면 호수가 잘 보이는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싶었지만, 먼저 2층에서 빵과 음료를 주문해 봅니다. 아직은 다소 힙할 듯한 소금빵(3,500원)과 초코 트위스트(6,500원)라는 빵을 담고 음료로는 바닐라라떼(7,500원), 흑임자라떼(8,000원)을 주문하고 계산은 용인 지역화폐 와이페이로 했습니다.
알림 벨을 받아 들고 4층으로 오르니 창쪽에 자리가 하나 있더군요. 루프탑은 계단 경사가 심한 편이어서 패스하고, 잽싸게 4층 자리를 잡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평온한 기흥호수를 바라봅니다. 오후의 태양을 받아 반짝이는 윤슬이 너울너울 흐르는 기흥호수를 바라보고 있자니 화창한 날이 아니라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린 날 찾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더군요. 다음엔 그런 날을 골라서 방문해 볼까 봐요. 맑은 날과는 또 다른 조망을 보여줄 테니까요.
벨이 울린 후 2층에서 픽업한 음료와 빵. 소금빵은 이름처럼 소금의 짭조름함과 버터의 고소한 맛의 시너지가 좋았고, 초코 트위스트는 초코빵 베이스에 아몬드, 호두, 호박씨 등 다양한 견과류가 더해져 달콤하면서도 고소하더군요. 음료가 달콤하긴 했지만, 함께 먹어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음료와 함께 시간이 흐르고 해가 뉘엿뉘엿 져가며 호수에도 조금씩 어스름이 찾아올 때쯤 호수앉기를 나서 기흥호수 둘레길을 돌아 집까지 걸어왔는데요.
호수앉기 카페는 기흥호수를 조망하며 음료와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았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성비야 기흥호수 뷰와 치환하고 넘어간다고 해도 내부가 생각보다 시끄럽다는 게 걸리는데 회전 계단으로 공간을 연결하면서 각층에서 나는 소리들이 건물 전체로 흐르며 공명하더라고요. 그래서 조용한 카페를 찾으시는 분들에겐 추천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나 역시 그들과 톤을 맞춰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분들에게는 큰 흠이 되진 않을 듯하니 시원한 호수 뷰를 바라보며 여유를 갖고 싶다면 슬쩍 추천해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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