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예전이었다면 산으로 바다로 떠났을 여름휴가를 가기가 참 부담스러운 요즘입니다. 저는 푸른 바다, 그것도 제주의 푸른 바다를 참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니 진짜 극성수기엔 제주에 가본 적이 없군요.=_= 철 지난 바다도 참 좋았는데~ 아무튼 그런 제게 제주는 아니지만, 푸른 바다의 감성을 슬쩍슬쩍 전해주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JTBC에서 매주 화요일 밤 9시에 방송 중인 바라던 바다라는 프로그램인데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윤종신, 이지아, 이동욱, 온유, 김고은, 이수현에 세션으로 힘을 보태는 정동환(멜로망스), 자이로와 로제 같은 게스트로 구성된 출연자들은 포항과 고성의 작은 해변에 바를 만들고 손님을 맞는데요. 그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고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도 부릅니다. 네. 이 프로그램의 근간은 JTBC가 오랫동안 이어온 맞는 이 프로그램의 근간은 비긴 어게인과 닮았습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 앞에서 가수들이 들려주는 라이브. 현장 분위기와 가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조금은 다르게 전해졌던 노래들을 듣는 맛이 있죠. 바라던 바다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인데요.
대신 바라던 바다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몇 가지 변주를 시도했습니다. 하나는 윤식당, 강식당, 커피프렌즈 등 출연진이 직접 만든 요리를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콘셉트인데요. 이지아를 메인 셰프로 이동욱을 메인 바텐더로 해서 매번 조금씩 다른 콘셉트의 한정 음식과 음료 메뉴를 선보이는데 앞서 언급한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돈을 받지 않고 그냥 서비스합니다. 다른 프로그램들이 그렇게 번 돈을 기부하거나 아니면 수익 자체를 통해 점점 더 나아지는 장사 상태를 시청자에게 전하며 재미를 만들었다면. 노래가 주가 되는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그런 부분은 간소화시켰더라고요.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라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에 방점을 찍은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시작부터 포스코에 찾아가 재활용 가능한 철을 사용해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바닷가에 바를 세운 것뿐 아니라 바를 꾸민 인테리어 소품 하나에도 시장에 물건을 사러 갈 때도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용기를 직접 가져가서 담아오고, 채식 메뉴를 넣어서 방문자의 취향은 물론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여러 장치들... 특히 인상적인 건 바다 담당이란 직책(?)으로 김고은을 투입해 바닷속에 직접 들어가 낚시꾼과 어부가 버렸을 쓰레기, 육지에서 떠내려 갔을 해양쓰레기를 힘닿는 데까지 찾아 치운다는 건데요. 김고은 한 명의 힘으로 바다가 깨끗해질리는 만무하지만, 이렇게 방송이 사회적인 문제를 환기시키는 건 꼭 필요한 접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방법이 좋았냐 하는 건 좀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바다 그 자체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푸른 바다, 해변을 걸었던 모두의 기억이 바다로 사람들을 이끌지만, 코로나19로 여행을 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달래주기도 하고요. 한적한 포항 바다의 낙조를 보고 있자면 조금은 힐링이 되죠. 거기에 현지에서 나는 산딸기나 문어 등을 이용해 내는 음식을 맛보는 손님들과 뮤지션들의 공연이 주는 노래가 전하는 잔잔한 재미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님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적어 아쉬웠는데 애초에 바를 찾은 손님과 직원의 관계라고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그런 스킨십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콘셉트를 섞다 보니 분량은 잘 나오는 것 같은데(2번의 영업으로 벌써 4회;;) 아직은 다소 조화롭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바라던 바다. 잡탕 같은 콘셉트가 유기적으로 잘 섞이게 될까요? 포항을 떠나 고성에서 들려줄 또 다른 노래들과 이야기를 기대하며 화요일 밤을 기다려봐야 겠네요.^^
바라던 바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라이브바에서 직접 선곡한 음악과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스타들과 그 곳을 찾은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예능
tv.jtbc.joins.com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