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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엘서울 81층 비채나에서 만나 파인다이닝으로 즐긴 한식의 재해석

N* Life/Gourmet

by 라디오키즈 2026. 6.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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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2025년까지 9년 연속 미슐랭 1스타를 지키고 있다는 한식 파인다이닝 비채나(BICENA). 평소 미슐랭 가이드와는 친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적이라는 빕구르망 선정 매장도 잘 안 가봤는데 어쩌다 보니(제 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가보게 됐네요.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81층에 있는 비채나예요. 좀 더 정확히는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 서울 안에 있는 비채나는 재해석된 한식을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지난겨울에 다녀왔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 공개하게 되네요.^^;;

 

시그니엘서울 비채나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 81층

place.map.kakao.com

 

하늘 위에서 조금 더 특별하게 만난 한식 파인다이닝

 

귀가 먹먹해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81층. 예약한 룸으로 안내받은 후 창밖을 둘러보니 역시 시원스럽더군요. 개인적으로 롯데월드타워 주변의 뷰는 그리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높이가 이 정도 되면 탁 트인 곳에서 도심을 내려보는 맛이 생기긴 하죠. 외투는 별도로 마련된 장에 넣어두고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자리에는 오늘 맛보게 될 메뉴가 간단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일부 메뉴 변경 옵션이 존재하고 각각의 요리가 나올 때마다 뭘로 만들었고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먹는 순서까지 알려주시긴 했는데… 지금은 다 잊었네요.=_=;;

 

한식 파인다이닝 비채나 입구
한식 파인다이닝인 만큼 한국적인 오브제들
롯데월드타워 81층에서 내려다본 잠실의 아파트숲

 

미리 산천 코스로 예약되어 있긴 했지만, 옵션을 살짝 변경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식을 기다려 봅니다. 맞이요리인 오미자즙부터 시작인데 파인다이닝답게 잔 하나, 그릇 하나부터 신경을 쓴 느낌이 전해지더군요. 산뜻한 오미자즙으로 혀에 음식이 들어간다는 신호를 주고 이어서 올려지는 메뉴를 맛봅니다. 연병과 전갱이 무침이 나왔는데 비교적 익숙한 재료인데도 새롭게 구성되어 독특한 느낌을 전하더군요. 버섯부각과 닭날개구이까지가 맞이요리였는데 버섯부각은 바닥에 장식용으로 놓은 말린 버섯조차 맛있었고(ㅎㅎ) 속을 채운 닭날개구이도 꽤 이색적이었어요.

 

신경 쓴 플레이팅이 먼저 눈길을 끕니다.
한식이라고 해도 낯설게 재해석됐으니 설명이 있으면 좋죠.
메뉴 하나하나 읽어보고 살펴봅니다.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된 한식으로 구성된 산천 코스

 

이어서 처음요리로 나온 건 게살냉채와 오리적. 맞이요리에서도 그랬지만, 재료의 정체가 살짝 드러나는 이름인데도 막상 테이블 위에 오르기 전에는 어떤 요리일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접시에 담겨 나와도 설명을 듣기 전에는 여전히 정체를 알기 어렵기도 했는데. 게살 위에 무화과를 얹힌 게살냉채는 상상도 못 했는데 소스까지 깨끗하게 먹게 만드는 오묘한 맛이더군요. 장식용 녹두 위에 나온 오리적도 소스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되어 한층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고요. 파인다이닝의 코스요리라 메뉴 하나하나의 양은 적은 편이었지만, 그만큼 더 다음 접시를 기다리게 되는…

 

오미자즙으로 식사를 시작합니다.
연병과 전갱이무침
이족이 전갱이무침이었던 듯;;

 

이번엔 중심요리인 옥돔구이, 미설과, 갈비찜구이 차례인데 갈비찜구이를 채움요리인 능이버섯닭고기솥밥과 아욱토장국과 함께 내달라고 해서 먼저 맛본 건 옥돔구이와 미설과였습니다. 양은 역시 적었지만, 이만큼 두툼한 옥돔을 먹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 살집이 있는 옥돔이 바삭하게 나오고 소스와의 어울림도 좋았습니다. 맛이 강하거나 튀지 않고 새롭달까요? 함께 나온 묵은지를 얹은 죽(?)과 함께 입속으로 보내고, 셔벗인 미설과로 입을 한 번 정돈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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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하게 속을 채우 닭날개구이
버섯 부각, 밑에 깔린 건 그냥 말린 버섯이었지만 맛은 봤습니다.ㅎ
게살 위에 무화과를 얹은 게살냉채

 

낯선 듯 익숙하게 먼듯 가깝게 느껴지는 미식 한끼

 

이젠 본식이랄 수 있는 채움요리 차례. 앞서 나온 메뉴들이 파인다이닝의 전형적인 코스요리 느낌이었다면 밥과 국, 찬으로 이뤄진 채움요리는 흔히 우리가 먹는 식사의 느낌인데요. 섞박지조차 살짝 개성을 드러낼 뿐 전반적으로 맛이 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익숙한 한식의 식재료들이 익숙하지 않은 조리법으로 만들어져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를 상상하며 맛보는 게 좋더라고요. 좋은 식재료를 뻔하지 않게 다듬어서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을 함께 맛볼 수 있었던 시간. 식사는 여기가 클라이맥스고 이제는 디저트 차례죠.

 

녹두 위에 나온 오리 요리, 오리적입니다.
두툼하고 크리스피한 옥돔구이
셔벗인 미설과에요.

 

맺음 요리라 명명된 건 송이빙과, 곶감수정과, 계절차, 인절미사과말이, 구름유과, 고구마사탕 등 무려 여섯 가지였는데요. 사진에서도 보시는 것처럼 한 번에 다 나오긴 하지만, 어떤 순서로 먹으면 좋은지 안내까지 해주시더군요. 물론 저는 그 가이드대로 충실히 따랐고요.ㅎ 셔벗인 송이빙과부터 솜사탕을 얹은 구름유과 등도 재밌었지만,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곶감수정과였는데요. 솔잎 끝에 잣을 꽂아놓은 건 그리 낯설지는 않았지만, 곶감을 가공한 방식이 매우 특이하더라고요. 말랑말랑 떡 같은 식감인데 입안에 넣으면 팡하고 터지면서 은은한 달콤함이 입안에 감도는데 그 터지는 식감을 어떻게 만든 건지 궁금하게 만드는 마무리였네요.

 

은근히 인기 많았던 샐러드 같은 겉절이
본 식사인 갈비찜구이와 능이버섯 닭고기솥밥, 아욱토장국
디저트로 맛본 송이빙과, 곶감수정과, 계절차, 인절미사과구이, 구름유과, 고구마사탕 등 6종 세트.ㅎ

 

사진 몇 장으로 소개해 드려서 뚝딱 식사를 마무리한 듯하지만, 식사 시간이 두 시간 정도였을 정도로 하나하나 새로운 맛을 탐구하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게 구성했더라고요. 저희 일행도 나오는 메뉴마다 그 요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며 천천히 식사를 즐겼습니다. 파인다이닝답게 전체적인 양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애초에 이런 곳을 찾았다면 배부르게 먹겠다고 생각보다는 천편일률적인 요리가 아니라 한식의 재해석을 경험해 보고 싶었을 테고. 두 시간에 나눠 음식을 먹으면 양이 꼭 많지 않더라도 뇌가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일 거라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네요. …제 돈으로 가야 했다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 부분에서 자유로웠기에 더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했을지도 모르죠.ㅎ 암튼 벌써 기억 속에서 아련해지기 시작한 비채나에서의 한 끼 이야기였습니다.


 

비채나

--> --> BRAND --> --> --> --> --> --> --> --> --> --> --> --> --> --> --> --> 비움, 채움 그리고 나눔 --> 속이 비어있어 그 어떤 것도 담을 수 있는 기물처럼, --> --> --> 쉽게 생겨나고 쉽게 사라지는 트렌드 대신 -->

www.bice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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