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이지만, 세계가 함께 만드는 보잉 737 항공기 by Julie Peasley

전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공급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중계무역을 하면서 그 거대한 흐름 안에서 돈을 벌어오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이런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서로 엮여서 움직이고 있는데요. 자. 여기 보잉 737(Boeing 737) 여객기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항공기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만든 부품들이 쓰이고 있네요. 예상대로요.

 

미국에서 만들지만, 세계가 함께 만드는 항공기

 

AirFramer.com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Julie Peasley가 정리한 이 인포그래픽은 보잉 737 항공기를 만들 때 들어가는 수천 가지 부품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미국산처럼 보이는 이 항공기가 글로벌 공급망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할 수 있도록이요.

 

Boeing 737 - program supplier guide | Airframer

 

원본 이미지가 작아서 글자를 다 읽기 어려우실 텐데요. 출처에 가시면 어떤 나라에서 보잉 737의 어떤 부품을 만드는지를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설계와 조립 등 중요한 건 미국에서 이뤄지는 게 맞지만, 이것만 보면 세계가 힘을 모아 항공기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인데요.^^

 

호주에서는 윙 에일러론이라는 부품을 오스트리아에선 윙렛 관련 부품, 벨기에에선 엔진 압축기, 연료 탱크와 펌프, 필터와 밸브, 플랩 등 꽤 다양한 부품을 공급 중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선 통신용 안테나와 항공 통신 시스템, 윙 팁 패널, 항공기 도어와 캐빈 커튼, 랜딩 기어 부품 등 다양하게 만들고 있었고요.

 

미국의 적으로 그려지는 중국도 전방 출입문, 갑판 패널, 캐빈 인테리어, 선미 동체 섹션, 랜딩 기어 등 꽤 중요한 부품을 많이 만들고 있고, 프랑스는 베어링부터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피스톤 링, 역추진 장치, 바퀴, 격벽, 유체 역학 연료 펌프 등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은 부식 방시 코팅부터 승객 좌석, 기내 조리실과 보관함, 객실 압력 제어 시스템 등을 만들어 공급했고요.

 

이스라엘은 화물 도어와 휠 웰 패널, 이탈리아는 로터 블레이드, 일본은 화장실 장비, 인도는 와이어 하네스, 네덜란드는 전기 배선, 스웨덴은 엔진 기어박스 베어링, 스위스는 진동 모니터, 대만은 랜딩 기어 도어, 가압 도어, 엔진 케이스, 튀르키예는 비행 갑판 패널과 윙팁, 캐빈 캐비닛, 엔진 팬 카울, 영국은 비행 제어 액추에이터, 엔진 센서, 타이어, 승무원 좌석과 기어 드라이브, 제트 엔진 링, 비상 위치 탐지기 비콘 등을 만들었고요.

 

우리나라도 빠지진 않습니다. 하단 도어 스킨, 전자 장비 도어와 내부 격벽, 플랩 지지대 페어링과 윙렛 등 꽤 다양한 부분에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더군요. 엔진 등 핵심 부품은 아니지만, 현대 기술의 총아 중 하나인 항공기에 들어가는 여러 부품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물류 체인의 한쪽에서 기술 경쟁을 하고 있는 건데요. 

 

높은 요구 사항에 대응하며 이렇게 생산되는 전 세계산 부품들로 만들어지는 보잉 737. 트럼프는 관세 전쟁과 함께 기업을 압박함으로써 이런 것도 미국에서 온전히 다 생산하길 바라겠지만, 과연 볼트 하나부터 엔진까지 모든 걸 미국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을까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가 아니라 세계와 따로 놀아보겠다는 미국이 그 뜻을 이룰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 세계가 함께 혼란을 겪어야 한다는 게 참 걱정스러운 요즘이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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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ing 737: American Made but Globally Sourc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