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짧은 시간에 고객의 마음을 뺏어야 하는 만큼 광고는 15초의 예술이라 불리는데요. 메시지나 영상미가 좋은 광고도 있고 귀를 사로잡는 광고가 있기도 하죠. 후자인 경우엔 고객의 귀를 빼앗고 싶을 광고 제작진의 혼신의 선곡에 끌리곤 하는데 특히 취향과도 맞는다면... 좋아요를 누르고 듣고 또 듣게 되는 거죠.ㅎ
갤럭시 언팩 2023이 끝나고 삼성전자가 공개한 영상 속 음악에도 살짝 귀가 가더군요. 블로그에 정리하려고 한 번씩은 돌려봤으니까요. 갤럭시 Z 플립5는 Pussycat Dolls의 Don't cha?(feat. Busta Rhymes)를 갤럭시 Z 폴드5는 KC & The Sunshine Band의 Please Don't Go를 재해석해서 넣었더군요. 둘 다 이 곡이 뭐더라로 보는 이를 끌어당기니 나쁘진 않았지만, 제 귀에 꽂힌 곡은 갤럭시 탭 S9 영상에 사용된 달의하루(Dareharu)의 너로피어오라(Flowering)였습니다. 국내 광고가 아닌 글로벌 영상에 살짝 들어간 가요. 아니, K팝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1분 20초짜리 영상에서 1분 정도로 꽤 긴 지분을 차지하는 이 노래는 화려하고 강렬한 멜로디로 낯설지만 흡입력 있게 제 귀에 꽂히더라고요.
너로피어오라
녹아든 시선에 갇혀 있는 건
내가 나였던 경계선일 뿐
무서워 하지 않아도 돼요
가여워 심장을 잃은 채로
살아서 환상을 보고 있어
누군가의 숨을 들고 멍하니
안심하는 걸 불안해 하는 나를 홀려
네가 빛남에 내 어둠이 눈에 밟혀
가장 깊은 시간속에 가라앉게 해
나를 닿게 해
그래 닿는 것은
나여야 돼 닿는 건 나여야 돼
절망은 아리고도 찬란했던 흔한 인간사
너야만 해 닿는 건 너야만 해
어차피 한 마디만 벗겨내면 비어있대요
비주류적으로 전심전력으로
격정적으로
기회주의적으로 절치부심으로
원색적으로
감정의 끝 마딜 붙들고 매달렸어
끝낼 줄 알아야만 시작할 수 있어
뒤집어 쓴 가면을 벗기 시작하니?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뜻은 아냐
어두워질 뿐이야 칠흑같이
색 바랜 날에 갇힌 나를
흘려 보낼게 흐려지기 전에
넌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난 만질 수 없는 걸 믿어
그저 서로를 무너뜨려 가
사라져 가는 건
너야만 해 가는 건 너야만 해
시들어 갈 뿐인 추억 위에 화관을 씌우자
나여야 해 남는 건 나여야 해
이제는 낡아버린 우리의 봄을 사가세요
비주류적으로 전심전력으로
격정적으로
기회주의적으로 절치부심으로
원색적으로
만월에 다시 피어난
악에 받친 선의 아래에
나여야 돼 닿는 건 나여야 돼
아팠으나 찰나였던 흔한 인간사
너야만 해 닿는 건 너야만 해
어차피 한 마디만 벗겨내면 비어있대요
비주류적으로 전심전력으로
격정적으로
기회주의적으로 절치부심으로
원색적으로
나인 그대로 피어나고 싶어
가장 바라고 가장 두려운 것은
빌린 모습으론 가질 수 없어
나인 그대로
나인 그대로
너로피어오라를 부른 달의하루는 2020년에 결성된 2인조 밴드로 작곡부터 프로듀싱까지 음악적 배경을 맡은 앰프스타일(ampstyle)과 그의 음악 스타일을 잘 표현해 내는 보컬인 초희(Chohee)로 구성되어 있는데 둘은 부부이기도 했더군요. 벌써 3년이나 된 밴드인데 올해까지 공개된 곡은 싱글로 선보인 딱 3곡. 그도 그럴게 안타깝게도 앰프스타일이 2020년에 요절하면서 2020년에 두 곡을 발표한 후 활동이 중지되다시피 했다가 얼마 전에서야 유작이라고 할 수 있을 세 번째 싱글을 발표했더라고요. 이제야 달의하루를 알게 되고 그들의 음악에 녹아들고 있는데 새로운 곡을 만나는 게 쉽지 않겠다는 안타까움으로 시작된 인연. 계속 이어질 수 있게 또 다른 곡이 나오길 기원해 봅니다.
염라
바라봤을 뿐인 얼굴
떠오르지 않나요? 네.
꺼림칙한 건 나인데
신경 쓰이잖아요?
희미해져 가는 게
사라져 없어져 버린다는 게
망설임은 항상 내 편
물어 볼 수 조차 없죠
대체 어디로들 가는 건지 몰라
인생 마지막의 숨을 든 채로
몸을 던져 버리잖아
색 바랜 기록 위에 눈물 닿아도
빛은 돌아오지 않아
구겨진 기억만을 안고 살고 싶다면
누구에게 말해야만 해?
가장 바라고 가장 두려운 것은
마음의 저편에
두고 온 나인데 어느새 손에 쥐어져
거짓말처럼 아 아미타
(그래요 그래요 좋아요 좋아요 나예요 나예요)
아미타
바라지 않는 거라도 좋아.
(그래요 그래요 좋아요 좋아요 나예요 나예요)
아미타
두려워도 괜찮을 거라고
(위로하는 그 소리) 거짓말
(뻔한 엔딩 그 스토리)
타임라인 저 아득히 아래 쌓여버리겠지
처음으로 지은 표정
귀엽다고 해줘요? 네.
거짓말 하는 건 난데
회자정리인가요?
슬그머니 거릴 두는 게
당신이 먼저 다가왔던 건데
배신감은 항상 독차지
칠흑같은 관계의 색
대체 언제 그렇게 발라 둔 지 몰라
인생 마지막 순간인 것 처럼
눈을 감고 다니잖아
관계도 처럼 줄이 그어져 있어
너와 나 어느 사이에
뒤틀린 추억만을 공유하고 싶다면
누구에게 말해야만 해?
가장 바라고 가장 두려운 것은
마음의 저편에
두고 온 나인데 어느 새 손에 쥐어져
거짓말처럼 아 아미타
(그래요 그래요 좋아요 좋아요 나예요 나예요)
아미타
바라지 않는 거라도 좋아.
(그래요 그래요 좋아요 좋아요 나예요 나예요)
아미타
두려워도 괜찮을 거라고
애써 연기를 해도 가면을 쓰고 하면 어떡해?
정론이지만 해답으로선 오답인거네
한 치 틀림 없이 어긋난
관음 관심 관용 관세음 너와 나의 추종자가
숨을 손에 품고 귀의를
잃어버린 꿈에 미련은 없는거야
후회는 하지만
사랑했었지만 사랑받은 기억은
거짓말처럼 아 아미타
(그래요 그래요 좋아요 좋아요 나예요 나예요)
아미타
바라지 않는 거라도 좋아.
(그래요 그래요 좋아요 좋아요 나예요 나예요)
아미타
두려워도 괜찮을 거라고
(위로하는 그 소리) 거짓말
(뻔한 엔딩 그 스토리)
타임라인 저 아득히 아래 쌓여버리겠지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음악 등을 만들어온 작곡가와 마찬가지로 그런 자양분 위에서 노래해 온 보컬의 만남답게 그들의 음악은 화려하고 강렬한 멜로디를 터트리며 몰아붙이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가사는 비유적이고 때론 종교적(그 중에서도 불교)이기도 한 살짝 난해한 느낌이지만, 그런 특징이 달의하루를 가장 그들답게 만드는 거겠죠. 실제로 그들의 음악에서 J팝의 분위기가 난다는 평가가 많은 것도 그런 멜로디적인 특징이나 가사가 만든 결과가 아닌 듯한데 어떤 문화에서 자양분을 얻었더라도 제 작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멜로디와 비트가 참 마음에 들었네요. 거기에 람다람(RDR)의 애니메이션까지 듣는 음악 이상으로 보는 음악이 중요한 세상에 강렬한 개성을 드러낸 달의하루의 음악들. 한 번 들어보실래요?^^
순혈주의자
걸쳐있는 사이에 비틀어진 마음에
너가 있음에 안도하는 내 자신이 초라해
그 관계의 목넘김 따윈 알고싶지 않아 눈감아
위안이라 말하는 것들은 푸른채로 시들게 해 나를
악의없는 호의로 속인 건 아니겠지만 속은 사람은 나야
한숨만이 쌓인 밤을 삼켜내었던 건
무너져 내리고 싶다는 게 아냐
걸쳐있는 사이에 비틀어진 마음에
도망쳐 나온 그 끝에
가장 빛났더라고 너는 말을 하지만
버티어 갈 순 없어
순수한 이 순간에 숨은 호기심이 있어
숨결은 흐리워져 가겠지만 어쩔 수 없어 스며들어
변하지 않아 말한 순간 모든 게 다 변했어
어리광인 걸 알기에 더 아무렇지 않았던 것 같아
알아줬으면 하는 건 없어 몰라줬으면 하는 건 많아
강한 척 하는 말들을 빌린 건 비어있는 마음이 무거워서야
오롯이 행복할 수 있다는 모순에 겨워
무너져 내리고 싶다는 게 아냐
걸쳐있는 사이에 비틀어진 마음에
도망쳐 나온 그 끝에
가장 빛났더라고 너는 말을 하지만
버티어 갈 순 없어
순수한 이 순간에 숨은 호기심이 있어
숨결은 흐리워져 가겠지만 어쩔 수 없어
사실은 손을 잡으면 찔려버릴까 피한거야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짓말은 이미 찢어냈어)
누군갈 심장에 담으면 부숴질까 두려웠던 거야
이제 끝을 내 줘
얇은 위로 사이에 쌓여있는 진심에
도착해온 시간 끝에
가장 빛났더라고 너는 말을 하지만
버티어 갈 순 없어
순수한 이 순간을 숨은 호기심삼아
숨결은 흐리워져 가지만 어쩔 수 없어
바로 지금 바로 여기 난 신념을 버렸어
어쩔 수 없어 빠져들어
dareharu달의하루
불친절한 행복과 다정한 상처를 노래해요. Music - ampstyle Vocal - 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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