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평범한 성공을 넘어 싹쓸이란 표현이 딱 맞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그룹 싹쓰리(SSAK3). 유두래곤, 린다G, 비룡을 멤버로 열일 중인 싹쓰리는 놀면 뭐하니?속 유재석의 페르소나 놀이에서 확장된 세계관으로 음악 시장을 기분 좋게(?)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돌 천지인 가요계에서 나이로 보면 중고 신인도 이런 중고 신인이 없지만, 데뷔전부터 생태계 교란종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들은 아주 쉽게 차트 정상에 올라섰는데요.
생태계 교란종이라느니 시장을 교란시켰다느니 하는 표현은 그리 좋은 뉘앙스는 아니지만, 아이돌이거나 힙합이거나 그 중간에 어디거나 혹은 남녀불문 트로트라도 불러야 성공할 수 있을 듯한 다양성이 실종되어가는 음악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기에 지지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물론 싹쓰리가 표방하는 90년대 음악에 심취했던 한 사람으로서 추억 보정의 힘 역시 무시할 수는 없었고요. 그러니 반복 반복 재생할 뿐이죠.ㅎ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 파괴력 넘치는 신인 혼성 그룹은 벌써 네 장의 싱글을 냈고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수발놈 황광희와 함께 팀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여름 안에서 by 싹쓰리로 듀스라는 전설이 들려준 여름 시즌송과 함께 바다를 찾았던 그 시절의 우리를 다시 소환하더니. 베일에 쌓였던 작곡가 이상순의 곡에 뉴트로 감성을 끼얹은 다시 여기 바닷가로 메가 히트를 기록 중이죠. 여름 댄스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다시 여기 바닷가에 이어 선보인 그 여름을 틀어줘도 추억의 90년대를 완연히 떠올리게 하는 뉴 잭 스윙 장르로 청량하게 치고 나갔고요.
그렇게 추억에 뿌리를 둔 곡들로 그 시절의 설렘과 경쾌함을 안겼다면 그룹이지만, 개인 활동을 추구하며 각각의 음악성(?)을 풀어낸 싱글 두리쥬와 X LINDA X 신난다로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싹쓰리의 강한 개성을 잘 표현했더라고요. 유산슬부터 이어오고 있는 끈을 놓지 않고 뽕삘을 가미한 유두래곤와 수발놈의 두리쥬와, 그때는 제법 팔렸던 레게를 깔고 마마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비룡의 신난다,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감각에 최고의 래퍼 윤미래와 손잡은 린다G의 LINDA까지 매력적인 곡들로 생태계 교란종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싹쓰리가 함께 부른 모든 곡과 솔로 곡 중엔 린다G의 LINDA에 확 꽂혀 반복 재생 중입니다.(원픽은 LINDA~) 긴 장마로 하늘은 연일 흐리지만, 추억의 한 페이지에서 조용히 파도쳤던 푸른 바다를 떠올리며 다시 여기 바닷가, 그 여름을 틀어줘로 예열하며 찬란하게 반짝이는 한낮을 보낸 후 현재로 돌아와 지금의 나를 토닥이며 다시 현실과 함께할 힘을 주고 싶을 때 듣고 싶은 곡이 LINDA였거든요. 한낮의 찬란함이 낙조와 함께 물러간 고요한 바다에서 하루를 정리하며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기 딱 좋은 구성.
놀면 뭐하니?가 보여주고 있는 부캐 놀이 자체가 흥미롭지는 않습니다. 유재석, 이효리, 비에 유두래곤, 린다G, 비룡 같은 이름을 더하고 살짝 양념을 쳤다고 해서 갑자기 세상에 없던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서요.(-_- 너무 아재 같나~) 하지만 그들이 부캐라는 양념까지 꺼내며 조금씩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은 가요계에 추억 버프를 통해 새로운 파도를 일으키는 것에는 꽤 흥미가 생기네요. 싹쓰리가 전하는 응원과 위로에 공감이 가기도 하고요. 여름 한정일 그들의 활동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쿵짝쿵짝 응원하며 들어봐야겠습니다. ...성공한 싹쓰리말고 저를 응원하면서요.ㅋ
PS. 아, 이상순의 어쿠스틱 버전 다시 여기 바닷가도 참 좋습니다.ㅎ
싹쓰리 (유두래곤, 린다G, 비룡)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www.melon.com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