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발리... 삼성전자판 BB-8. 스마트 가전과 IoT, 반려동물까지 책임지는 누구나 꿈꾸는 로봇 집사?

스마트홈이란 이야기가 나온 건 못해도 십수 년은 된 것 같은데 돌아보면 변화의 속도가 꽤 더딘 느낌입니다. IoT나 스마트홈을 지원한다는 제품은 꽤 많이 출시됐지만, 표준화된 규격이 없다 보니 효과적으로 연동되어 사용하고 있다기보다는 서로 다른 언어로 떠들고 있는 일꾼들을 보고 있는 것 같달까요.=_=^ 그렇다 보니 명쾌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느껴지는 존재가 부재한 편인데요. 스마트씽즈(SmartThings)라는 나름 거대한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CES 2020에서 재밌는 로봇 발리(Ballie)를 선보였습니다.

 

딩굴딩굴딩굴... 집안을 굴러다니며 나 대신 제어해주고 관리해줄 스마트 로봇 발리...

 

작은 공처럼 생긴 발리는 스마트홈을 제어하는 작지만 똑똑한 로봇 집사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야구공보다 조금 크다 싶을 정도로 작은 크기이다 보니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시겠지만, 일단 데모 영상을 보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건 물론이고 집안의 IoT 기기들과 연동되어 있어서 원격으로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눈이 되어주기도 하고 스스로 집안을 관리해주기도 합니다. 커튼을 제어하거나 TV를 켤 수도 있고, 로봇 청소기를 호출해 청소를 시키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놀아주는 모습까지도 연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만한 동그란 물건이 또르르 굴러다니면 강아지나 고양이의 호기심 가득한 매서운 공격의 대상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 제품화가 된다면 그런 문제들은 좀 더 보완이 되겠죠.

 

흥미로운 건 발리 같은 형태와 콘셉트의 로봇을 LG전자에서도 내놨었다는 건데요. 모듈형이라는 야심찬 콘셉트로 등장했던 LG 스마트폰의 아픈 손가락 LG G5의 친구 LG 롤링봇(LG Rolling Bot)이 그 주인공입니다. LG G5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LG 롤링봇은 제대로 출시도 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작해 촬영이나 이동을 시키는 건 물론이고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홈 시큐리티 역할도 하겠다는 포부를 보면 삼성의 발리와 비슷한 고민의 결과로 한발 먼저 등장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LG 롤링봇을 벤치마킹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양사 모두 IoT와 스마트 가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LG는 좋은 상황까지 이끌지 못했지만, 삼성전자는 좀 더 쉽게 상황을 긍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 겁니다. 다른 무엇보다 삼성전자에게는 이미 제법 큰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IoT 플랫폼 스마트씽즈를 보유하고 있고, 얼마 전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강력한 음성 비서와 IoT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기업들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라 기대보다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발리를 출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CES용 아이템으로 등장과 함께 봉인되어 버리는 콘셉트 아이템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스타워즈는 좋아하지 않아도 BB-8 같은 로봇은 끌리는 이들을 공략하면서 스마트홈의 첨병으로 발리를 성장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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