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 HACCP 현장점검을 위해 거제 라온바다 양식장에 다녀왔어요^^

식재료를 사려고 마트에 들렀을 때 단순히 제품 이름만 보고 고르시진 않으시죠? 특히 그게 식재료라면 가격 말고도 성분표나 영양성분, 그리고 이것! 해썹(HACCP) 인증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으실 겁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꼼꼼히 살피는 와중에 해썹 인증에 눈이 가는 건 해썹이 식품의 생산부터 유통과 섭취하는 전단계에 걸쳐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관리하는 위생관리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내 몸에 들어가는 건데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잖아요. 그렇다 보니 해썹 로고가 있는 것만 선택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일반 식품의 해썹이 많이 익숙해진 것과 달리 수산물의 해썹 인증은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거제에서 직접 살펴보고 온 해썹 인증 넙치 양식장, 라온바다
양식수산물 믿고 먹을 수 있는 이유! 양식장 HACCP에 대해서 아세요?
HACCP?! 처음 요게 적힌 상품을 봤을 때 이 단어를 뭐라고 읽어야 하나 고민했던 게 생각나네요. 한 단어로 명확하게 읽을 수 없는 영어는 한 글자씩 읽는 편이라서 에이치에이씨씨피라고 읽어야
neoearly.net
얼마 전에 올렸던 양식장 HACCP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먹는 수산물을 키우는 양식장에서도 해썹을 챙기고 있다는 글이었는데. 이번엔 실제로 그런 양식장 해썹 인증을 받아 운영 중인 넙치(보통은 광어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넙치~) 양식장 라온바다에 다녀왔습니다. 무려 경남 거제까지 다녀온 건데요. 수산물 위생안전 국민소통단의 일원으로 다녀온 곳은 거제에 있는 2개의 양식장 해썹 인증 양식장 중 하나인 라온바다. 참고로 2005년 도입된 양식장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은 2024년까지 576개소이고, 더 건강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 공급을 위해 해양수산부에서 양식장 해썹 인증을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은 양식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하더군요.




라온바다에 들르기 전 부산역 근처에서 양식장 HACCP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해수부 수산물안전정책과 김정원 사무관님께 들었는데요. 양식장 해썹에 대해 더 많은 국민에게 알리려면 저희도 기본적인 건 알아야 하니 양식장 방문 전에 교육 프로그램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에 양식장 해썹이 도입됐는데, 미국,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등도 양식장 해썹을 통해 양식수산물을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크게 수산물을 기르는 용수, 사료, 약품의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해썹 기준 13개, 위생관리기준 17개를 이행해야 해썹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거라서 설명만 들어도 만만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그런 높은 벽을 낮추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양식장 해썹 컨설팅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렇게 생산된 해썹 양식수산물이 잘 유통되어 양식장 사업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더라고요. 당장 2025년에도 양식장 해썹 등록 확대, 제도의 내실화, 활용 방안 마련 등 사업 확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고요.




부산역에서 다시 거제의 라온바다까지 짧지 않은 이동. 그렇게 마주한 라온바다는 겉으로만 보면 여타의 양식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였지만, 내부는 꽤 달랐습니다. 양식장 해썹 인증을 받은 것 외에도 받기 까다롭다는 유럽의 ASC 인증(그것도 넙치 양식장 중에서 최초로!!)도 받았고 그런 인증 이전에 순환 방식으로 운영하는 양식장이라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라온바다 이치헌 대표이사님의 꼼꼼한 설명으로 일반적인 양식장이 막대한 양의 용수를 바다 등에서 끌어와 수산물을 기르는 것과 달리 라온바다는 내부의 물을 여과 과정을 거쳐 98% 재사용하고, 외부에선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물을 끌어와 넙치를 키우고 있으며 이런 방식 자체가 전통적인 양식업체에겐 큰 도전. 아니 그 이전에 그런 방식으로 안정적인 양식이 가능하냐며 업계 사람들도 믿지 못할 정도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걸로 2023년 이후 매년 50여 톤의 넙치를 생산하며 실증하고 있는 라온바다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는데요.




이후 라온바다 김종석 소장님과 양식장을 돌아봤는데, 곳곳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수온을 체크하고 드럼 필터로 사육수조에서 나온 분뇨 등을 제거하고 암모니아는 박테리아로 분해(이 박테리아를 키워야 하기에 항생제를 쓸 수 없다고 하더군요)하고, PH가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해진 물에 탄산수소나트륨(식품첨가물)을 넣고, 오존과 UV로 살균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마트하게 관리되고 있더군요. 제가 이전에 양식장에 가본 적이 없어서 일반 양식장과 실제 나는 차이를 비교하는 건 무리였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다르게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운영되는 걸 보고 있자니 이곳이 허투루 양식장 해썹을 받은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곳에서 무항생제로 길러진 넙치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올해 출하할 물량은 아직 잘 키우고 있는 데다 여기서 길러지는 넙치도 도매상에게 넘어갈 때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안타까운 건 무항생제로 건강하게 길러진 라온바다의 넙치가 생산량 자체가 아직 규모의 경제에까지는 다다르지 못한 탓에 일반 양식장의 넙치들과 혼입 되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그걸 개선해 보고자 작년엔 배내피쉬 브랜드로 직접 유통했고, 고객의 평가도 좋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제대로 평가받고 팔리는 게 아닌듯하다는 거였습니다. 전반적인 양식 과정과 라온바다의 스마트한 운영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마트에서 만나는 달걀만 해도 무항생제 달걀은 비싸게 대우받는 것처럼 이렇게 더 나은 방식, 더 건강하게 길러지는 양식수산물이 제대로 대우받아서 양식장 해썹의 저변이 함께 넓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던데 라온바다 측도 더 큰 양식장을 준비하고 계시다니 머잖아 라온바다를 비롯한 해썹 인증받은 양식장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양식수산물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우리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 넓어지고 전반적인 양식 업계에 더 건강한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당일치기(라고 하지만 전날 가서 자고 시작한) 양식장 투어를 마무리했는데요. 양식장을 둘러본 후 거제도의 민속시장인 고현시장에 잠깐 들렀습니다. 관광객보다는 거제 시민들을 위한 어찌보면 평범한 시장. 이번 거제도행에는 이유가 있었던 만큼 다양한 해산물에 눈이 갔지만, 아직은 이렇게 유통되는 수산물에서 해썹 마크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아쉽더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양수산부에서 양식장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며 더 많은 양식장이 해썹 사업에 동참하도록 이끌고 있지만, 인증을 받고 그에 맞게 체계적으로 운영하는데 돈이 들기도 하거니와 그런 투자의 결과가 온전히 수익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 아직 온전히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양식장 해썹 인증을 받은 더 믿을 수 있는 양식수산물이 우리 식탁까지 올 수 있도록 더 많은 당사자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전개해 주길 바라게 되더라고요. 아마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공감하지 않으실까 싶은데… 현재도 전국에서 600개 가까운 양식장이 양식장 해썹 인증과 함께 양식수산물을 키우고 있지만, 언젠가 모든 양식장이 양식장 해썹에 참여하는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부산을 떠나며 글을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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