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떠나야 하는 날, 제주에서 눈꽃을 보고 싶어 졌습니다. 서귀포에 있었으니 눈은 커녕 구름은 조금 있어도 대체로 청명한 날이었는데 며칠 전에는 제법 큰 눈이 왔고 특히 한라산 쪽엔 최근에도 눈이 왔으니 하얗게 내린 눈을 보는 건 가능해 보였거든요. 제가 종종 챙겨보는 나우제주 플러스 1100도로 CCTV에도 흰 눈이 많이 보였고, 제주경찰청 교통통제상황 안내에도 1100도로로 정상적으로 차들이 통행하는 상황이었고요. 다만 저는 뚜벅이 여행자이니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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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통제상황 | 제주경찰청
교통통제상황 > 알림마당 > 교통통제상황 2025. 01. 16 06:21 현재 도로명 도로상태 통제상황 비고 구간 적설(cm) 결빙(cm) 1100도로(1139) 정상 대형 소형 5.16도로(1131) 정상 대형 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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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정기적으로 제주에서 가장 높은 도로인 1100도로를 달려 1100고지 휴게소를 지나는 버스인 240번을 타는 것과 그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코스를 도는 좀 더 눈꽃 여행에 포커스를 맞춘 한라눈꽃버스 1100번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둘 다 일반버스이기에 따로 예약을 하실 필요는 없고 요금도 일반 버스 성인 기본요금과 같은 1,150원이라 부담은 없는데 수요가 많은 게 문제입니다. 또 배차 간격이 길어 이용할 수 있는 차량도 많지 않고요. 혹 저랑 비슷하게 눈꽃 구경을 하시겠다면 원래 1100번은 주말에만 운행했는데 최근엔 수요가 많아져서 평일에도 운영하다고 하니 운행 여부를 꼭 확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두 가지 방법 중 저는 240번을 타기로 했습니다. 서귀포시의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JEJU)에서 출발해서 제주시의 제주버스터미널까지 횡단하는 1시간 30분 가까운 여행길이 확정되는 순간이죠. 제주버스정보시스템을 참고하시면 240번 노선의 배차시간표를 상세히 확인할 수 있고 저처럼 맨 끝 정류장에서 타면 자리 확보에도 문제없으실 겁니다. 1100고지 휴게소에선 많이들 타셨지만, 그전까지 여러 정류장을 거치면서 자리가 부족했던 적은 없었거든요. 제가 버스를 탄 날이 평일인 탓이 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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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처음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출발한 버스는 초록이 넘실거리는 한라산에 진입해 신나게 달렸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제주를 관통하는 노선이고 한라산을 타고 달리는 노선이라 제법 구불거리긴 해도 멀미를 유발하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건 또 개인차가 있기에 확언하긴 어렵겠네요. 혹 비슷한 시도를 해보실 생각이라면 본인의 멀미 민감도를 잘 고려해 보세요. 카카오맵 등을 살펴보시면 노선도가 나오니 이 정도 회전 코스가 있다면 힘들겠다 괜찮겠다 계산이 좀 서실 겁니다.
분명 한라산 초입에는 눈이 없었는데 올라가다 보니 나무에는 눈이 없지만, 바닥에 쌓여 안 녹은 눈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부지런히 달려 영실쯤에 이르니 이미 눈이 꽤 많아졌고 나무에도 눈이 보입니다. 더 높이 올라 1100고지 휴게소에 도착하니 온통 눈세상이었고요. 여기서 내릴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비행기 시간문제도 있고 다음 버스는 1시간쯤 후에나 올 거라 그냥 앉아서 창밖으로 펼쳐진 눈세상을 잠시 구경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1100고지 휴게소에 많은 이들이 올라타 만원이 된 버스는 계속 달리고 달려서 이제는 아까와 반대로 점점 눈과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나무에 눈꽃처럼 달려 있던 눈이 어느새 바닥으로 옮겨가 쌓여 있고, 그마저도 한라산에서 멀어질수록 고도가 낮아질수록 녹아 사라지고 맙니다. 어느 정도 내려오면 눈이 언제 왔었나 싶게 평온하기만 한 따뜻한 제주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죠. 다음엔 여름 1100고지도 버스 타고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그때는 눈구경이 아니라 한라산의 변화무쌍한 식생변화를 느껴볼 수 있을 듯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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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키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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