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여행을 가면 최소한 한 끼의 식사로 십중팔구는 흑돼지를 비롯한 제주의 돼지고기를 공략하실 겁니다. 제주도는 어느새 감귤과 한라봉의 섬인 동시에 돼지의 섬이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얘기를 시작하는 건 눈치채셨겠지만, 제주에서 만난 식당 얘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건데 이번에 다녀온 곳은 탑동광장 옆 서부두 방파제 근처에 있던 제주공상이라는 고깃집입니다.
3층 건물에 빨간 흑돼지 간판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 이곳에선 흑돼지 오겹살, 생갈비, 꽃목살, 등겹살, 아구살 같은 돼지고기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요. 까만 밤이 아니라면 또 창가에 앉았다면 제주 바다를 내려다보며 맛난 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더군요. 술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내 취해서 그런 풍경에는 관심이 없으시겠지만;;;
2층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단촐한(?) 메뉴를 받아 들고 이것저것 부위별로 고기를 주문해 봅니다. 하얀 소금을 원형으로 작게 올린 앞접시를 비롯해 기본찬이 깔리고 숯불이 들어왔습니다. 불판 위에 멜젓(멸치젓)과 묵은지, 파인애플(!!)이 올라가는 동시에 고기들이 올려지기 시작했고요. 각각 어떤 고기라는 걸 알려주면서 고기를 구워주기 시작하더군요.
요즘엔 돼지고기를 파는 곳에서도 고기를 구워주는 일이 많아졌죠. 그만큼 서비스 가격의 증가로 비용 자체는 늘어나지만, 고기 굽는 스킬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잘 익은 고기를 쉽게 맛볼 수 있게 됐죠. 반대로 고기를 이미 잘 굽는다면 자기 입맛대로 스타일로 굽지 못하는 게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저는 고민할 것 없이 전자 쪽이라 이런 곳이 더 좋네요.
적당히 구워진 고기를 안내대로 소금에도 찍어 먹어보고 끓인 멜젓이나 구워진 묵은지, 파인애플과 페어링해서 맛보기 시작했는데요. 파인애플이 나오는 곳은 처음이라 살짝 낯설다 싶다가도 연육작용도 있고 소화에도 도움이 되고 달콤한 감칠맛까지 더해주는 조합이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네요.^^ 이런 곳에선 열려있는 입맛. 이번에도 잘 먹었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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