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집에서 마시는 편이라 카페를 자주 찾는 건 아니지만, 여행을 가면 또 다르죠. 특히 제주도로 떠나는 여행에선 괜찮은 카페를 방문하고 싶어 집니다. 익숙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제주만의 로컬 카페요. 문제는 저와 여행을 떠난 여동생 내외는 그렇지 않다는 건데...
체험하려고 했던 쇠소깍 카약 타기를 위해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간이 좀 많이 벌어지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갈만한 카페를 서칭 해봤죠. 카카오맵을 켜고 근처 카페를 찾으니 베케(VEKE)라는 곳이 나오더군요. 디저트 카페라고 나오기에 맛난 케이크라도 시켜놓고 커피를 마셔봐야지 하고 넘어갔는데 제 예상과는 제법 다른 곳이더군요.
우선 주차장에서 내리고 주변을 봐도 정작 카페가 잘 안 보이는 겁니다. 정원은 꽤 큰데. 그래서 좀 더 찾아보니 잿빛 건물이 보이더군요. 노출 콘크리트로 장식된 카페에 그렇게 발을 들여놓은 것까진 좋았는데 웬걸요. 디저트가 너무~~ 적더라고요.-_-;; 디저트 카페라기보다 베케는 정원 카페였던 건데요. 브라우니와 크럼블, 라테를 주문하고 비교적 좁은 카페 내부 대신 넓게 펼쳐진 카페 뒤 정원을 둘러봤습니다.
공들여 가꾼 정원은 털쥐꼬리새(핑크뮬리)를 비롯해 제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꽃과 나무를 품고 있었는데, 정원을 산책하며 카메라로 조카들을 담아준 후 나온 커피를 마시다 보니 베케라는 이름의 뜻이 소개되어 있더군요. 쟁기로 농사짓던 시절, 밭을 일구다 나온 돌을 쌓아놓은 돌무더기의 제주어가 베케라던데 정원 한편에 쌓여있던 현무암 무더기에도 그런 의미가 있나 보다 싶었습니다. 아마도 카페를 준비하면서 고른 주변 땅에서 나온 걸 모아둔 거겠죠.^^
디저트 카페를 기대하고 갔다가 만난 정원 카페. 제법 넓은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닐다 바라보며 도란도란 수다를 떨기에도 좋은 곳이었고, 비록 가짓수는 적었지만, 조카들이 크럼블을 맛나게 먹었으니 이래저래 제주에서 좋은 추억 하나 쌓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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