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멀티버스에서 튀어나온 스파이더맨들의 사랑스러운 향연~ 애니메이션이 최고시다~

누군가에게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 뿐일지도 모르지만, 스탠 리와 스티브 딧코의 손에서 태어난 후 수십 년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스파이더맨은 많은 캐릭터를 만들면서 패밀리를 늘려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름이 살짝 이상하게 바뀌긴 했지만,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는 그렇게 수십 년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TV용 애니메이션 등에선 종종 봐왔던 평행세계의 스파이더맨들이 만난다는 비교적 친숙한 콘셉트지만, 극장판에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스파이더맨 세계관을 이렇게 매력적이로 사랑스럽게 뭉쳐놓다니...

 

 

- 스포일의 가능성이 있는 얘기가 나올 수 있으니 스타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보지 않으셨다면 주의하세요. -

 

흑인 소년 마일스 모랄레스의 스파이더맨, 다른 차원에서 날아온 피터 B. 파커, 스파이더우먼 그웬 스테이시, 1933년에서 날아온 스파이더맨 누아르, 아빠의 로봇과 함께 3145년에서 날아온 페니 파커, 방사능 돼지에 물린 초능력을 얻은 피터 포커 등 마블 코믹스, 그중에서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관심이 없다면 잘 몰랐을 수 있는 스파이더맨 세계관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죠.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바로 이 지점부터인데요. 익숙한 듯 낯선 캐릭터들이 등장해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을 더 넓게 확장해 주는 재미는 그간 여러 차례 리부팅된 실사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기본적으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어느날 방사능 거미에 물린 후 혼란을 겪고 있는 중학생 마일스 모랄레스의 스파이더맨 성장기라는 기본 이야기 위에 다양한 스파이더맨과의 조우와 협업, 갈등 등을 보는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는 만큼 때론 유쾌하지만, 저마다의 아픔 또한 가지고 있죠. 중심에 있는 마일스 모랄레스에게는 10대라면 흔히 겪게 되는 새 학교에 적응하며 느끼는 불안감과 부쩍 느껴지는 부모님과의 거리감. 그리고 원치 않게 갑자기 갖게 된 제어가 안 되는 스파이더맨의 힘에 당황스러워하는 주인공의 고민들이 깔려 있는데요. 스파이더맨으로서 저마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들과 충돌하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면서 성장해가는 청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흑막 속의 악당이 다른 차원을 열려고 하면서 다른 차원에서 이끌려온 여러 스파이더맨들을 그들의 세계로 돌려보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맡은 스파이더맨. 후반부는 마일스 모랄레스의 성장과 함께 이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분전하는 스파이더맨'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요. 전형적인 충돌과 화해, 반목과 협력의 이야기로 친숙하게 그렇지만, 숨가쁘게 달려갑니다. 엔딩은 많은 분들이 예상하시는 그런 흐뭇한 결말이고 어딘지 이미 다른 슈퍼히어로 만화에서 봤음직한 클리셰들이 쉼 없이 튀어나오지만, 카툰 렌더링과 코믹스의 컷씬을 그대로 살린 재치 있는 구성으로 눈은 즐겁고 힙한 OST 덕분에 귀도 즐겁더군요. 가족과 동료의 중요성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는 다소 뻔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내용이니...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의 관계는 여전히 매끄럽기만 한 건 아니지만, 이번 애니메이션을 보니 소니가 직접 애니메이션에 욕심을 내도 좋을 것 같은데~~ 이 평행 우주에 기반한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좀 더 이어져도 좋지 않을까요? 재기발랄하고 코믹한 진짜 스파이더맨 감성 뿜뿜이라 스파이더맨 팬이든 아니든 대중의 반응도 나쁘지 않던데...^^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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