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살아보기] 애월앞 한담해변부터 곽지과물해변까지... 사색과 함께 하는 해안 산책로 걷기...
지난 몇 주 주말 동안 서울에 좀 부지런히 다니느라 제주 활동이 뜸했는데요. 새해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걸어봤습니다. 이번엔 애월 항부터 곽지과물 해변까지... 시작은 늘 그렇듯 딱히 방향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냥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보자는 생각으로 애월 쪽하고 평대리 쪽을 놓고 잠깐 고민하다가 평대리 옆 월정리에 다녀왔었으니 그냥 가까운 애월 쪽으로 가보자했죠.;;
애월 항부터 한담 해변을 지나 곽지과물 해변까지... 놀멍쉬멍 산책로를 걸어보세요...
평소처럼 시외버스에 오릅니다. 집 근처로 오는 버스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이번에도 안전하게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서부 일주 노선인 702번을 타고 월정리 정류장까지 열심히 달렸는데요. 바로 월정 해변쪽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애월 항쪽으로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월정리에서 내려서 애월항쪽으로 걷기 시작했죠.





그런데 애월 항은 제가 잘 못 들어선 건지 들어가기 조금 그렇더라고요;; 그나마 해안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긴한데 영 부실하네요. 끊겼다 이어지길 반복하는거야 그렇다치고 여긴 현무암만 가득해서 풍광도 사실 그닥.ㅎㅎ






그래도 낚시를 즐기시는 분들과 제주의 검은 해안을 따라 도는 재미가 있네요. 걷다보니 제주 소식을 뭍으로 전했다는 봉화대도 만날 수 있었고, 산성도 지났는데... 꼭 역사적인 기념물이 있지 않더라도 가끔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도 즐거운 일이니까요.






직선으로 갈 거리를 곡선으로 빙 둘러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목적지(?)였던 봄날 카페와 몽상 근처에 닿았습니다. 처음엔 거기서 차나 한잔 해볼까라는 생각도 있었던 터라 여기서 멈출까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닿아버려서 곽지과물해변쪽으로 좀 더 걷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꽤 잘 닦인 장한철 산책로가 놓여있더라고요.





장한철이 뉘신지 찾아보니 조선시대에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제주 사람이었는데, 풍랑을 만나 류큐 제도, 현재의 오키나와까지 표류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돌아와 표해록이라는 책을 쓴 인물이라고 하던데~ 애월 출신이었다니 이 근처에 살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건 집에와서 찾아본 거고 현장에선 그냥 걸었죠. 주말을 맞아 가족 혹은 연인들끼지 저처럼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는 분도 많더라고요. 검고 붉은 현무암 바다와 대비되는 모래가 깔려 은은하게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한 산책로가 한담에서 곽지과물까지 이어지는데요. 꼭 올레길이 아니어도 이런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는 게 제주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잠깐 쉬어도 좋고, 그렇게 잠시 쉬면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선물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늘 몰아세우기만 했던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 저처럼 이 길을 걸어간 사람들도 그런 생각들을 했겠죠?^^ 꼭 제주가 아니라도 바쁠수록 한 번 걸어보세요. 그리고 쉬어보세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불안함에 쫓겨 정신없이 내딛는 발걸음이 아니라 잠시 주변을 돌아보며 사색하는 쉼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