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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우화, 한우 오마카세 대신 한우 맡김차림 한 번 경험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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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다행히(?) 그 붐이 조금 잦아든 듯한 오마카세(お任せ).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메뉴를 선택하지 않고 주방장에게 맡겨 코스 요리를 맛보는 방식을 말하는데 일상적인 메뉴 구성이 아니라서인지 꽤 인기를 끌었죠. 그렇다 보니 'O마카세'라는 식의 신조어들이 마구 쏟아지고 뭔가 SNS용 요리라는 적당히 허영 섞인 이미지까지 얻게 됐는데... 남용되는 오마카세 대신 맡김차림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한우 하나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맡김차림 전문점
판교 아브뉴프랑 2층에 있는 한우 맡김차림 전문 우화라는 곳인데 판교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저녁 시간에만 운영 중이더군요. 밖에 서보면 별도의 간판이 없지만, 빨간색 조명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 곳. 내부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차분하게 식사에 집중하기 좋게 구성되어 있더군요. 회사 워크샵 후에 저녁을 함께 먹은 곳인데 저희가 선택한 건 우화 1부 코스로 12.9라는 가격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맡김차림이란 방향성을 가진 곳답게 만만찮은 가격이죠.;;
우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177번길 25 2층 212, 213호 (삼평동 740)
place.map.kakao.com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먼저 도착한 일행은 이미 식사를 시작하고 있었는데요. 테이블 위에 준비된 메뉴표를 보니 메뉴 만으로는 어떤 음식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더군요. 메뉴판을 보니 오마카세 대신 맡김차림이란 표현을 쓰는 곳이어서 인지 주전부리로 시작했는데 그 뒤엔 또 영어인 스타터가 쓰이고 날 것이 이어지는 등 일본어를 뺀 한국어, 영어 혼용의 특이한 메뉴였네요.



암튼 메뉴는 주전부리, 날 것, 한우구이 1, 겉절이, 한우구이 2, 국수, 소요리, 한우구이 3, 클렌져, 솥밥, 햄버거, 디저트의 흐름이며 매번 새 메뉴가 나올 때마다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고기라면 부위가 안심인지 갈비인지 등등을 하나하나 알려주는데... 당시에 적거나 녹화하지 않았더니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ㅠ_ㅠ 설명해 주실 때 촬영이라도 해둘걸.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연근과 육포가 단짠의 조화를 보여줬던 주전 부리를 시작으로 카르파초 형태로 작지만 풍성한 맛으로 입을 채웠던 날 것, 농후한 맛의 호박죽이 나왔습니다. 싹싹 긁어먹고 나니 샐러드처럼 신선하지만, 슴슴한 느낌으로 이후 먹은 한우의 느끼함을 잡아준 겉절이가 나왔는데 겉절이라기보다는 샐러드에 더 가깝더군요.



선홍빛으로 잘 익은 한우 한 점과 구운 마늘, 방울 토마토 등의 가니시가 접시에 예쁘게 담겨 나왔습니다. 소금에 찍어 맛봅니다. 매우 부드럽게 입 속에서 녹아들더군요. 이어서 다른 형태의 한우구이가 나왔는데 직접 만든 소스와 한우 갈빗살 구이, 구운 채소와 매시드 포테이토 등이 어우러져 익숙한 듯 낯선 조합을 보여줍니다.



이어서 소고기뭇국의 변주가 나왔는데, 맑고 깨끗한 소고기뭇국에 꼬지에 꽂인 한우와 버섯이 특이하더군요. 꼬지를 제거하고 따로 준비된 소스에 찍어 먹는데 간이 슴슴하지만, 맛이 전해져서 좋더라고요. 다시 이어진 한우구이는 부추와 새송이 가니시가 추가되어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간이 있는 부추가 입맛을 자극하더군요. 들깨 국수에는 성게알인 우니를 추가했는데 우니를 면과 잘 섞어 먹어보니 마치 부드러운 치즈를 더한 듯 고소하고 담백하더군요. 맛있었습니다.



그다음은 클렌져란 이름으로 입 안을 정돈할 수 있는 셔벗이 나왔는데 안에 시소잎이 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새콤한 레몬 셔벗 느낌에 특유의 내음이 말 그래도 입을 정리해주더라고요. 입안을 행군 후 다시 몰아친 식사. 주꾸미를 얹은 짭조름한 솥밥에 익숙한 된장국. 이렇게 보면 한우 맡김차림의 흐름이구나 싶은데... 이어서 깜찍한 한우 버거가 나왔습니다. 모닝빵처럼 귀여운 크기에 노란 치즈를 얹은 한우 패티를 품은 깜찍한 버거. 작지만 풍성한 맛에 이미 켜켜이 위에 쌓인 것들이 있어서 인지 크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았네요.



마지막으로 쌀 같은 게 씹히며 식감을 더 살려준 달달한 아이스크림과 식사를 마쳤는데요. 평소 미식에 진심이라기 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라 한 번 경험해 본 이상 제가 제 돈으로 우화를 찾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반 고깃집보다 적은 양의 소고기였음에도 좋은 재료를 다양한 형태로 요리해 준 덕분에 더 다양하게 한우 요리를 경험한 느낌이네요. 여러모로 흥미로운 한우 맡김차림 가게 우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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