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우도. 이번엔 우도 순환버스로 비교적 수월하게 곳곳의 관광 포인트들을 불러볼 수 있었는데요. 11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넘어가는 시점인데도 비교적 따뜻하고 날씨까지 화창했던 덕분인지 꽤 많은 분들이 저처럼 카페리에 몸을 싣고 우도를 찾으셨더라고요. 그날의 기록 사진 몇 장으로 남겨 봅니다.
우도에서 발이 되어준 순환버스에 올라 처음 도착한 곳은 서빈백사. 산호사 해변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상상하는 바닷속 산호가 모래가 된 게 아니라 해양 조류인 홍조류가 석회성분을 내부에 쌓아 딱딱한 홍조단괴가 되고, 해안으로 밀려와 쌓이면서 지금의 새하얀 해변이 조성된 곳입니다. 덕분에 일반적인 모래가 아니라 특별한 해변을 갖게 됐는데요. 오랜만에 찾은 서빈백사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침식이 꽤 진행된 모습이기도 해서 서빈백사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하더라고요. 해수면 상승과 함께 우리나라 곳곳의 해변이 침식 문제를 겪고 있는데 홍조단괴가 가득했던 우도도 같은 상황이라는 게 새삼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했네요.
그다음 들른 곳은 돌칸이였습니다. 소에게 여물을 먹이던 곳이라는 뜻을 가진 돌칸이는 내려다보면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는 우도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 인근에 있는데요. 기암괴석이 독특한 형상을 만들 수 있고 비가 올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비오사 폭포 등 제주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찾은 날은 쨍하게 맑은 날이라 폭포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파도에 의해 동글동글해진 제법 큼직한 현무암들부터 검은 현무암 사이에 초록으로 자라난 자연의 생명력까지 두루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돌칸이 깊이까지는 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건 제한되어 있으니 약간의 오르막은 두 발로 걸어 오르시면 됩니다.
우도봉은 패스하고 검멀레쪽으로 이동했는데 검멀레는 제주어로 검은 모래를 의미합니다. 우도가 만들어진 후에 파도에 깎이고 쌓였을 검은 모래들이 해변을 이루고 있는데 계단을 제법 내려가야 하지만, 아래 가면 동굴도 있고 우도봉을 바라보는 뷰도 참 좋은 곳이라 관광객들이 많은 우도의 주요 관광 포인트죠. 이날도 모든 관광 포인트 중 가장 관광객이 많았는데요. 그런 관광객을 호객하기 위한 한 가게의 방송이 제법 시끄러웠는데… 저는 피하고 싶을 그 가게는 이미 손님으로 가득하더라고요.=_= 자기 가게를 홍보하는 건 좋지만, 관광지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소음성 홍보를 계속 듣게 하는 건 별로더라고요.
검멀레 자체는 낯익은 곳이라 가볍게 카페에만 들렀다가 넘어간 비양도. 비양도는 섬 속의 섬인 우도에 딸려 있는 또 다른 섬 속의 섬으로 도로가 뚫려 있어서 걸어서도 쉽게 갈 수 있고,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고 나혼자 산다에서 박나래가 다녀가기도 했던 비박 캠핑장으로 유명한 곳이죠. 제가 간 날에도 텐트가 몇 개 보였는데 낮이라 그보다는 비양도망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야트막하고 작은 섬 곳곳에 관광객들이 적지 않더군요.
비양도를 떠나 마지막으로 순환버스를 타고 당도한 건 하고수동 해수욕장. 하얀 모래와 에메랄드 빛 바다, 그리고 조금씩 낮아지는 태양이 만드는 긴 그림자와 함께 가볍게 둘러보고 왔네요. 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라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춥기도 해서 잠깐 해변을 돌아봤는데 여름에는 사람들이 꽤 많겠다 싶었습니다. 카페나 식당 등도 꽤 많은 곳이었고요. 그렇게 하고수동 해변을 떠나 우도 순환버스의 시작점이던 하우목동항으로 향하고, 낙조와 함께 배에 올라 우도를 떠나왔는데요. 몇 번 우도를 가봤지만, 제대로 둘러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역시 좋네요. 관광객이 모두 떠난 한밤의 우도도 참 좋은데… 다음에는 우도에서 다시 잠을 자봐야겠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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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키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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