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연탄구이 식객. 연탄불, 특수부위, 냄비밥으로 이어지는 고깃집

특수부위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인기 부위에 밀려 저렴하게 유통되던 부속 고기를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특수부위 마케팅과 함께 가격이 많이 올라갔지만, 처음엔 저렴했죠. 그와 함께 참숯 등보다 저렴하게 출발했을 연탄불. 그 둘의 조합은 어딘지 좀 더 서민적인 느낌을 줍니다. 연탄구이 식객이란 이름의 익산시 어양동의 고깃집이 딱 그런 곳이죠.

 

서민적인 메뉴 구성과 분위기까지... 연탄구이 식객

연탄불로 고기를 굽는 곳이라면 예외 없는 듯한 원형 테이블이 빼곡한 실내에는 주말 저녁이라서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실내 외에 건물 옆에 비닐하우스처럼 마련된 자리도 있었지만, 아마 그곳도 시끄럽다는 것에선 자유롭지 못할 듯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엔 어느 정도의 소음은 감안하셔야 할 거란 얘기죠. 상상 이상으로 고성이 오갈 수도 있을 거고요.

 

미리 예약해 놓은 자리였지만, 그 흔한 예약석 푯말도 없던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습니다. 시작은 갈매기살, 가브리살, 항정살로 구성된 특수부위 3종 구이(180g/15,000원)이었습니다. 간장 소스에 저려진 양배추와 채소들, 쌈채소와 쌈장, 콘치즈 등에 이어 불판에 콩나물 김칫국과 유부어묵탕이 놓이더군요. 달걀말이도 올라왔고요. 추가로 주문한 게 아니라 그냥 기본으로 깔리는 사이드 메뉴들이었죠.

 

엄청나게 특색 있는 맛은 아니었지만, 익숙한 맛. 그래서 더 고기들과 함께 즐기기 좋았던 사이드 메뉴를 맛본 후 연탄불 위에서 익혀지는 고기를 맛볼 차례죠. 아. 그리고 이곳 연탄구이 식객 만의 유니크한 메뉴인 냄비밥(소/4,000원)도 맛봐야죠. 이름 그래도 양은냄비에 막 지어진 지어진 하얀 밥인데 잘 익힌 고기들과 함께 즐기기도 좋고, 함께 나온 김에 싸 먹어도 맛있더군요. 막 지은 따끈한 밥은 기본은 하잖아요.ㅎ 그리고 직원에게 요청하면 눌은밥을 만들어주니 밥은 다른 그릇에 옮기시고 눌은밥 서비스를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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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익혀진 고기를 즐길 차례. 이름은 특수부위지만, 갈매기살, 항정살 등 사실 대중에게 매우 친숙해져 버린 부분들이라 새로움은 덜했지만, 대신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즐기며 쌈을 싸먹고 양배추부추절이와 함께 야무지게 식사를 이어갑니다. 불판 위에 끓여 먹을 수 있게 멜젓도 함께 나오는데 멜젓은 다소 묽은 게 확 끌리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고기는 맛있더라고요.ㅎ

 

이후 추가로 주문한 돼지 껍데기(2장/8,000원)가 나왔는데, 이곳의 껍데기는 정말 딱 껍데기만 얇게 나오더군요. 구워지는 와중에 둘둘 말리는 걸 줄이기 위해 호떡 누르개 같은 것도 준비되어 있었고요. 적당히 구워진 껍데기는... 네. 잘 알고 계시는 콩가루와 함께 흡입해 봅니다. 콩가루 외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은 마요네즈 소스도 나오지만, 아무래도 껍데기=콩가루 공식이 강하다 보니 콩가루가 바닥을 보일 때까지 열심히 먹었네요.

 

그렇게 폭풍 같은(?) 저녁 식사가 마무리 됐는데요. 작은 식당이라 얼큰하게 취한 취객들로 내부가 소란스러웠던 건 마이너스였지만, 시간이 약간은 거꾸로 흘러간 듯 친숙한 연탄불과 소소한 찬들과 어울리는 고기, 그리고 냄비밥까지 어딘지 묘한 향수를 느낀 시간이었네요. 혹시 이곳을 찾으실 계획이라면 미리 예약을 하시는 게 좋을 듯해요. 그런 과거의 정취에 끌려서인지 손님들은 제법 많은 곳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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