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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나무, 덩굴, 양치식물이 얽힌 제주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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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바다다'라는 주의이긴 하지만, 한라산 등정이 아니라면 숲을 거니는 건 좋아하는 편입니다. 명불허전 사려니숲길도 좋았고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등장하는 이름 모를 숲들도 참 좋아했는데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친 후 민둥산이 됐던 전국토가 푸르러진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제주의 삼림은 더 촘촘하고 얽혀있죠. 그게 모두 곶자왈이라는 제주 삼림 특유의 아이덴티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숲을 뜻하는 제주어 '곶'과 가시덤불을 의미하는 '자왈'을 함께 써서 표현할 정도로 이곳은 나무와 덩굴, 양치식물들까지 다양한 식생이 얽혀 있어 태고의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만들죠.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숲, 곶자왈을 만난 곶자왈 도립공원
제주가 전체적으로 많이 개발되긴 했지만, 곳곳에 아직 곶자왈이 존재하고 이를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기도 하고요. 저도 그런 관광객의 일원으로 이번에 서귀포 대정읍 보성리에 있는 곶자왈 도립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성인 기준 입장료 1,000원을 받는 이곳은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찾는 명소더군요. 아마 저처럼 곶자왈을 탐구하고 싶다거나 가볍게 산책하고 싶어서 방문하셨겠죠.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에서 결재를 하면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안내해 주십니다. 미리 들르고 들어가라는 거죠.^^






화장실을 지나 막 나선 곶자왈 탐험. 곶자왈 도립공원은 매표소에서 전망대까지 이르는 테우리길, 테우리길 끝에 이어지는 가시낭길과 오찬이길, 테우리길과 가시낭길 사이의 한수기길, 한수기길과 오찬이길이 만나는 곳과 전망대를 이어주는 빌레길 등 여러 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주의하실 게 테우리길에서 전망대까지는 나무 데크나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서 경사가 있어도 그나마 걷기 수월하지만, 다른 길들은 현무암이 그냥 드러나 있어서 운동화(그것도 쿠션이 있는)가 아니라면 가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곳곳에 이런 경고가 있는데 샌들이라거나 구두, 쿠션이 거의 없는 스니커즈 같은 건 발에 고통이 그대로 전해질 수 있으니 운동화나 등산화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1코스랄 수 있는 테우리길만 걸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테우리길에서 시작해서 가시낭길쪽으로 가려다 한수기길을 타고 걸어서 빌레길에 닿은 후 전망대를 거쳐 다시 테우리길을 돌아오는 순환 코스를 택했는데 길마다 조금씩 특성이 있고 길이도 다르니 잘 고민해서 걸어가시길 바랄게요. 테우리길로 전망대까지만 다녀오는 1코스는 1.8km에 40분, 제가 다녀온 2코스는 3.8km에 80분이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더군요. 제가 시간을 체크하지 않아서 저는 얼마나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대체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1코스만 다녀오시는 듯했고 곶자왈 정복이 목표다 하시는 분들은 거침없이 깊이 또 깊이 들어가시더라고요.






곶자왈 도립공원을 걸으면서 느낀 건 이곳은 등산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경사가 심한 건 아니지만, 오르락 내리락이 심하고 데크가 있는 곳은 나무가 없는 곳은 나뭇잎들이 많아서 비가 오거나 이슬이 내린 직후에는 꽤 미끄럽겠다는 거였습니다. 숲이 아름답다고 거침없이 들어갔다가 다칠 위험이 있으니 잘 고민해서 들어가셔야 한다는 얘긴데 현장 곳곳에도 관련 안내가 많은 걸 보면 다치시는 분들도 계신 모양이더군요. 위험은 그렇고 곶자왈은 역시 멋졌습니다. 해를 다가릴 정도로 울창한 정글은 아니지만, 햇빛이 부서져 조금씩 닿게 할 정도로 다양한 나무와 그 나무를 타고 오르는 덩굴, 바닥에 자라는 이끼와 양치식물 등 제주의 숲은 다르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느낌이죠.






1코스만 다녀오신다고 해도 제주 곶자왈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경험하실 수 있으니 걷는데 큰 불편이 없으시다면 꼭 들러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제게 제주 숲의 낯섦을 처음 경험하게 한 곳은 사려니숲길이 었는데 여기는 삼나무가 많아서 전통의(?) 곶자왈과는 느낌이 다를 때가 많더라고요. 참고로 삼나무는 빠르게 쑥쑥 자라는 특징이 있어서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심게 했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나무로써의 활용 가치가 낮고, 꽃가루도 엄청 날리는 데다 결정적으로 제주에서 원래 자라던 수종이 아니라서 최근엔 비난도 많이 받고 있다고 하던데. 앞으로 제주에서 삼나무가 줄어들게 될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냥 곶자왈의 아름다움에 빠져 가빠진 호흡으로 둘러본 좋은 경험이었네요. 한라산은 부담스럽지만, 제주의 산을 경험해보고 싶으시다면 제주 곳곳에 이런 곶자왈들이 존재하니 들러보세요. 흥미로운 경험이 되실 거예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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