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어서 일까요? 생각해보면 듣는 음악들도 빠르게 변해가는 듯한데요. 쉬이 잊히고 또 새로운 걸 만나는 일상 속에서 수백 년 전의 음악을 만난다는 건 또 다른 새로움이 되어 주곤 합니다. 어쩌면 클래식 장르를 애호하는 분들도 그렇게 다른 느낌의 새로움을 찾아 클래식 공연을 찾으시는 게 아닐까 하는데요. 지난 12월 5일 늦은 오후 오랜만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았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바로크 음악과 고음악 전문 공연인 한화클래식이 한화클래식 2022라는 이름으로 2013년부터 어느덧 10번째 공연을 한 날이었거든요.
쌀쌀한 날씨라서 일까요? 예년과 다르게 12월에 진행된 공연이라서 인지 현장에서는 다운 재킷 등을 입으신 분들이 더 많이 보이더군요. 격식 있게 차려입으신 분도 계셨지만요.ㅎ 아무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친구나 연인끼리는 물론이고 어린 자녀와 함께한 가족들이 눈에 많이 띄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전해주고자 하신 게 아니었을지. 4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해 티켓을 발권받은 후 자리에 앉아 공연이 시작되는 5시까지 잠시 기다렸습니다.
정경영님의 흥미로운 해설로 공연이 시작됐는데, 그 시절의 악기로 그 시절의 연주 법대로 또 장식적이었던 이탈리아 스타일의 곡들이 이어질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공연을 봐서인지 공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래서 그렇게 얘기한 거구나란 생각이 음악을 접하자마자 느껴졌으니까요. 클래식에 그리 조예가 깊지 않은 터라 연주된 곡들은 모두 낯선 곡들이었습니다. 헨델, 비발디 등 익숙한 이름의 작곡가의 곡이 많았는데도 낯선 곡들이라 새삼 제 좁은 식견에 아쉬움을 새로운 음악을 경험한다는 것에는 반가움을 느꼈네요.^^;;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이번 공연은 넓은 클래식 분야 중에서도 바로크 음악과 고음악에 집중해 저 같이 평범한 사람들뿐 아니라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왔는데요. 올해 공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프시코드와 해당 곡이 나왔던 시절에 사용되던 악기들을 그 시절 스타일에 맞추고 소프라노 역시 그때의 스타일로 노래를 한다는 것부터 특별했으니까요. 물론 그때의 음악이 녹음되어 전해진 건 아니니 진짜 그때의 음악 그대로를 재현하고 있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고음악을 추구하는 이들이 초기엔 학자들이 많아 연구적으로 과거를 조명해왔다니 조금 더 그때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음악에 빠져들었네요.
장식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게 느껴질 정도의 기교, 심지어 소프라노의 목소리 마저 악기처럼 소리를 내면서 부르다 보니 익숙한 클래식 넘버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바로크 음악에 빠져드는 밤이었네요. 한화 김승연 회장의 부인 고 서영민 여사를 기리며 전한 앙코르 곡까지 감상한 후에 예술의전당을 나섰는데요. 낯설어서 더 새롭고 들어왔던 클래식 곡에만 익숙해져 있던 제게 오래됐지만, 새로운 클래식을 느끼게 한 밤이 그렇게 지나갔네요.^^
한화클래식 2020
수준 높은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한화는 고품격 클래식 공연 브랜드 한화클래식을 통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초청하여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
classic.hanwh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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