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리뷰] 산방산 바로 아래에서 만나는 맛있는 제주 흑돼지~ 근고기를 즐기는 산방산 맛집, 돈고팡 산방산점

제주섬을 만든 설문대할망의 아들이 날린 화살에 맞은 옥황상제가 홧김에 던진 한라산 꼭대기였다는 전설을 품은 산방산. 묘하게 생긴 모습 때문에 백록담이 있는 한라산과 딱 들어맞는다는 그럴듯한 설명까지 갖고 있는 이 산은 지금도 신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식당은 그런 산방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돈고팡이란 제주 돼지고기 전문점입니다. 돼지를 뜻하는 한자 돈(豚)에 집에 있는 식량창고를 의미한다는 제주 고어 고팡을 붙인 이 가게는 제주 하면 떠오르는 흑돼지뿐 아니라 백돼지도 팔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유명세 때문인지 희소성 때문인지~ 흑돼지 쪽이 조금 더 비싸더군요. 메뉴판은 이 사진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고...

 

제주 = 큼직한 근고기라고 외치시는 분들에게 슬쩍 추천~ 육즙 팡팡 터지는 돈고팡...

이 곳은 사람수로 구분하지 않고 큼직한 근고기를 팔고 있는데요. 제주에서는 어렵잖게 볼 수 있는 덩어리 고기인 근고기는 그 큰 덩치만큼 아무나 쉽게 구울 수 없어서인지 홀 서버분들이 직접 먹기 좋게 구워주시더라고요. 저희가 먹은 건 제주산 흑돼지 근고기(54,000원 정도)였는데요. 연탄구이로 근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었습니다. 익숙한 숯과 조금은 낯선 연탄.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기보다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해야 할 거 같은데요. 은은하게 오래 타오르는 연탄에서 구워 먹는 제주 돼지의 맛은 꽤 훌륭하더군요.

 

 

 

고기를 구워주시면서 돈고팡은 다른 곳과 달리 고기를 바짝 굽는 대신 육즙을 더 많이 머금을 수 있도록 굽는다고 하시던데 호불호가 나뉘는 방식이라고 하셨지만, 제 입맛엔 잘 맞더라고요. 요즘은 돼지도 깨끗하게 길러지기에 바싹 굽지 않아도 될거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긴 했지만, 직접 그렇게 구워낸 흑돼지고기를 맛보니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더라고요.

 

 

 

고기를 구워주며 소금에만, 또 멜젓(멸치 젓)이나 깻잎에 싸서 등 돈고팡의 흑돼지 구이를 즐기는 방법을 하나씩 가이드해 주시는데요. 이런 고기구이 요리는 쌈이든 아니든 자기가 좋은 방식으로 먹으면 되는 거긴 하지만, 여러 방법으로 먹어보면서 내게 가장 맛있는 흑돼지 구이 먹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도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요즘 제주에서 고기를 구워주는 가게들은 이렇게 최소한의 가이드를 통해 좀 더 다양한 맛을 찾을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 같네요.

 

 

 

매장 한쪽에는 직원들이 서서 초벌구이를 하는 곳이 별도로 있던데 아무래도 두꺼워서 익는데 시간이 걸리는 근고기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단체 손님이 오거나 하면 따로 초벌구이를 해서 공급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한 덩치 하는 근고기 집만의 손님 대접 노하우 느낌이었죠.

 

 

 

든든하게 흑돼지 구이를 즐기고 후식으로 많이 드실 김치찌개(8,000원)까지 맛봤는데요. 돼지고기가 마치 참치처럼 느껴질 정도로 푹 끓여낸 게 일품이더군요. 다만 함께 나온 라면(4,000원)은 면만 삶아서 김치찌개에 섞어 먹는 느낌이었는데 간이 덜 배어서 살짝 아쉬웠네요. 아예 함께 끓여 나왔다면 좋았을 거 같은데...@_@ 메인인 흑돼지 구이 자체가 맛있어서 아주 배부르게 식사를 잘 마쳤네요.^^

 

 

 

 

돈고팡 산방산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