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여행] 가우디의 삶의 궤적을 쫓는 가우디 투어, 그가 만들었다는 첫 번째 가로등을 찾아

안토니오 플라시드 기옘 가우디 이 코르넷(Antoni Plàcid Guillem Gaudí i Cornet). 독특한 스타일과 타협하지 않는 열정으로 쌓은 건축물 덕에 신의 건축가라 불리는 그에 대해 아는 건 기실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카사 바트요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같은 불세출의 건축물을 남긴 위대한 스페인의 건축가다 정도? 5년 전 바르셀로나를 찾았을 때 카사 밀라 내부 투어까지 한 것치곤 아는 게 참 없었죠.

 

안토니 가우디

 

8시간 짜리 당일치기 가우디 투어의 출발은 레이알 광장의 가로등부터

아마 이번 MWC 2018에서 짬을 내서 가우디 투어를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그에 대해 모르고 넘어갔을 거고요. 지금도 그다지 많은 걸 아는 건 물론 아니지만...^^ MWC에 함께 간 분이 가우디 투어를 제안하셔서 마이리얼트립에서 적당한 걸 골라보려 했지만, 날짜를 먼저 정하니 선택지가 줄어들더군요. 아무튼 8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가우디가 설계하고 만든 건축물을 둘러본다는 괜찮은 가성비(입장료 제외 29,900원)의 나자르 투어로 정하고 여행의 그날까지 열심히 MWC 부스를 돌았는데... 왠 걸요. 날씨가 점점 나빠지는 겁니다. 비에 눈에 이게 내가 기억하는 바르셀로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나쁜 날씨. 결국 당일치기 가우디 투어일은 체감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기까지 해서 결국 비를 맞으며 리세우 역에 도착했는데요.

 

 

음성 가이드 기기에 의지해 비를 뚫고 가우디가 디자인한 레이알 광장의 가로등을 살펴보는 것부터가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가난한 구리 세공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가우디는 평생 류머티즘 같은 난치병을 안고 살았다고 하는데 건축에 관심을 가진 것도 22살 이후였다니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독실한 카톨릭으로 종교에 뿌리를 둔 다양한 메타포를 자신의 건축에 녹여내는 한편 스페인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이슬람 문화에 영향을 받아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것도 그의 작품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걸 무어 양식(혹은 무데하르 양식)이라고 부르더군요

 

레이알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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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 만들었다는 가로등 역시 그리 평범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고가의 가스로 불을 밝혀야 했음에도 6개나 되는 등을 달고 헤르메스의 투구와 날개, 바르셀로나를 수호할 방패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화려하게 무장한 가로등은 당시 정부의 디자인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했지만, 비싼 제작비를 문제 삼은 시 당국이 도시의 가로등 전체를 교체하겠다는 약속을 꺾고 상금의 일부만 지급하면서 가우디와 다퉜고, 이후 정부에 실망한 가우디가 이후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 계기가 됐다고 하더군요.

 

 

흥미로운 건 이 가로등을 시작으로 가우디가 참여한 모든 작품이 미완으로 남았다고 얘기였는데, 자신의 설계안대로 만들지 못한 거면 사람들의 평가와 무관하게 미완이란 딱지를 붙인 완벽주의자였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네요. 그렇게 범상찮은 가우디의 가로등에서 시작된 당일치기 가우디 투어.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바르셀로나 여행] 스페인에서 열릴 박람회를 위해 가우디가 지은 구엘 궁전... 그가 쌓은 천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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