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리뷰] 이태리 부대찌개 판교직영점, 얼핏 보곤 이탈리아에서 온 부대찌개인 줄... 맛은 괜찮네...

처음에 이름만 보곤 미국식 베트남 쌀국수 뭐 그런 건 줄 알았습니다. 미군 부대에서 유래됐다면 또 모를까 이태리 사람들이 부대찌개를 먹는 것도 아닐 텐데 이태리 부대찌개라니 어딘지 이상하잖아요. 심지어 간판을 얼핏 보면 초록, 하양, 빨강 등 이태리 국기색을 살짝 가져와서 혼란을 더 키우는데요. 잘 보니 언어유희에 더 가깝더라고요. 많을 이(侕), 클 태(泰), 이로울 이(利)의 조어로 브랜드를 만들면서 센스 있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으로 부대찌개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태리를 가져다 쓰면서 그 이질감을 기억으로 연결한 거랄까요?

이 추위에도 판교 직장인들을 줄세우는 부대찌개 맛집, 이태리 부대찌개 판교직영점...

평일 점심시간에 이태리 부대찌개 앞은 장사진입니다. 대기표를 받아 들고도 한참이나 기다려야 자리가 날 정도로 적잖은 사람들이 이 추운 날씨에도 식당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요. 뭐가 특별한지 처음 먹어본 날의 이야기입니다. 그다음 주에도 한 번 가봤더니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

대기표를 받아 들고 이 집의 주력(?)이라는 부대전골(9,000원/인근 일부 회사 직원은 500원 할인~)을 인원수대로 주문해 봅니다. 모둠 사리를 추가하려고 했더니 종업원이 기본으로 나오는 것만도 많을 거라고 주문을 막으시더라고요. 묘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시점~ 긴 기다림의 시간이 끝난 후에 자리에 앉았습니다. -_- 내부 사진 좀 찍어둘걸 온통 벽에 걸린 것만 찍어놨네요. 암튼 다시 말씀드리지만, 어디에도 이태리산 재료는 없습니다.ㅎ 

준비된 메뉴는 이렇게 꽤 다양하지만, 저희는 Only 부대전골. 미리 주문을 해둔 만큼 바로 나옵니다. 먼저 나오는 기본찬은 꽤 심플해서 김치, 콩나물, 어묵 정도. 그리고 무제한이라는 사리면이 나오는 데 특이한 게 바로 버터인데요. 밥 한 공기 기준으로 절반씩 넣으라고 하더라고요. 벽엔 이렇게 맛있게 먹는 팁에도 이 버터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데 버터를 넣어서 밥을 먹어본 건 처음이라 여러모로 흥미롭더군요. 맛있는 밥의 비밀이 버터였나 싶기도 하고요.

버터가 밥 안에 녹아들 때쯤 4인분 부대전골이 등장했습니다. 딱 봐도 안에 든 게 여타의 부대찌개와는 좀 다르죠? 기다란 베이컨과 둥글고 넓게 깔려 있는 햄, 그 안에도 잘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햄과 파 등 채소류가 가득합니다. 모둠 사리 주문을 막던 종업원의 경고(?)가 이해되기 시작하는 시점. 한소끔 끓인 후 먹기 좋은 크기로 햄을 자르면 먹을 준비 끝. 버터 밥 위에 얹어 햄 등을 얹어 비벼 먹으면 됩니다.

사실 부대찌개 하면 직장인들의 뻔한 점심 메뉴 중 하나고 너무 뻔하다 생각했는데, 고작 밥이나 라면이 무제한 리필이냐 아니냐 정도로 구분했던 고만고만한 맛 사이에서 이태리 부대찌개의 맛은 꽤 특이하더라고요. 햄 맛 하나도 친숙한 것 반 낯선 것 반. 제 입에도 곧잘 맞았고 함께 간 사람들도 괜찮았는지 가 다음 주에도 한 번 갔지만, 이번에도 대기가 길어서 패스했다는 후문이... 제법 핫한 느낌의 이태리 부대찌개 판교직영점 이야기였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