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에이지: 지구 대충돌... 도토리 하나가 일으켜온 14년간의 나비 효과, 그 여정의 끝은 우주...?!

2002년 처음 극장으로 찾아온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Ice Age)는 그 이름처럼 빙하기를 배경으로 매머드와 검치호랑이, 땅늘보 같은 과거의 생물들이 펼치는 모험과 가슴 따듯한 이야기를 보여줬었죠. 자신의 가족을 공격했었던 인간의 아이를 발견하고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도중에 만난 다른 동물들과 친구가 되는 매머드 맨프레드(매니)와 검치호랑이 디에고, 땅늘보 시드. 

그리고 4년 후인 2006년에 찾아온 아이스 에이지 2 : 멜트 다운(Ice Age: The Meltdown)은 빙하가 녹으면서 찾아오는 홍수를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만난 매머드 엘리와 매니가 위험을 함께 겪고 헤쳐가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터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줬고, 2년 뒤인 2008년에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Ice Age: Dawn of the Dinosaurs)에서는 지하에 살던 공룡에게 납치된 시드를 구출하기 위해 매니와 엘리, 디에고 등 친구들이 함께 땅속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족제비 벅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시드를 구하고 딸 피치스를 얻는 얘기를. 2012년에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 4 : 대륙 이동설(Ice Age: Continental Drift)에서는 사춘기가 된 피치스와 그런 딸과 충돌하는 딸바보 매니, 그리고 갑작스러운지진으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 매니 일행이 빙하를 타고 바다 위를 떠올리면서 갖은 모험을 겪고 결국 가족과 상봉하면서 부녀 관계가 끈끈해진 이야기를 풀어냈는데요.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섯 번째 극장판으로 마침표를 찍은 아이스 에이지...

그런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아이스 에이지: 지구 대충돌(Ice Age: Collision Course)은 그 이름처럼 지구로 날아오는 운석에 맞서 파국을 막으려는 매니 일행의 모험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데요. 매 작품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도토리성애자 스크랫의 도토리에 대한 집착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작점이 됩니다. 외계인이 남긴 UFO에 탄 스크랫이 또 한 번 재앙을 불러온 거죠. 결혼을 앞둔 피치스를 떠나보내기 싫었던 매니와 엘리 앞에 나타난 벅은 지구에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멸망이 찾아올 거라는 예언서를 갖고 나타나 운석과 맞서자고 하는데요. 이 무모한 도전이 이번 작품의 하이라이트가 되죠. 물론 이번에도 가족과 친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무난히 마무리되는데요.

매번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미국식 가족애를 쉼 없이 펼쳐 보이는 아이스 에이지는 정형화되어버린 시리즈가 보여주는 아쉬움을 답습하고 있긴 합니다. 덕분에 배경이 조금씩 바뀌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모험의 크기가 조금씩 달라져도 결국 영화를 보고 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매번 비슷했던 것 같은데요.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감정과 친구, 가족 등 주변인들과의 이야기를 중심 메시지로 설파하고 있다는 건 가족용 애니메이션에게 잘 맞는 주제이긴 하지만, 그게 벌써 다섯 번째나 반복된다면 약발이 떨어지기 마련. 이번 작품이 유종의 미를 거뒀냐고 하면... 대체로 그렇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개인적으로 건진 두 가지는 늘 그렇듯~ 성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번에도 주요 출연진의 연기가 좋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 하나를 남겼다는 건데요. Jessy J의 원곡과 뮤지컬 배우 오소연 버전으로 만날 수 있었던 마이 슈퍼스타(My Superstar)라는 곡 얘기죠. 시드를 향한 연상 땅늘보 브룩의 러브송으로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곡은 제 귀를 단번에 매료시켰고, 영화를 본 후에도 한참이나 무한 다시 듣기를 시전하게 했죠. 모르긴해도 자녀들과 가볍게 영화를 본 후 어깨를 들썩이며 극장을 나선 경험을 하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제 스크랫의 도토리가 불러일으키는 나비효과 모험담을 극장에서 다시 만날 수 없게 됐지만, 이젠 보내줄 때도 됐다 싶은 아이스 에이지: 지구대충돌이었습니다.^^

[관련 링크 : Movi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