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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반지의 제왕, 그리고 시의 적절한 투표 독려 영화...? 호빗 : 뜻밖의 여정...

N* Culture/Movie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12. 12.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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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돌비가 선보인 돌비 애트모스라는 극장용 입체음향 기술에 대해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미 메리다와 마법의 숲 등에서 애트모스 기술이 쓰이긴 했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통해서는 첫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이번에 본 영화는 호빗 : 뜻밖의 여정이었는데요.



이제부터 남기는 이야기에는 어쩌면 스포일러로 보이실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영화를 볼 예정이신 분은 영화를 보고 의견을 주시는게 더 좋을지도...^^;;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드워프의 나라에서...


피터 잭슨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초기로 돌아가는 프리퀄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로 선보인 호빗 : 뜻밖의 여정(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프리퀄이라고는 해도 감독이 바뀌지도 않았고 리붓 형태도 아니라서 인지 이전 시리즈의 주요 배역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더군요. 간달프(이안 맥켈런), 사루만(크리스토퍼 리), 갈라드리엘(케이트 블란쳇), 엘론드(휴고 위빙) 같은 비중 있는 배역들은 물론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프로도(일라이저 우드)도 등장하니 추억 어린 배우들의 등장을 기대하면서 영화를 보시면 재미가 배가 되실 겁니다.



영화는 프리퀄 답게 리즈 시절의 빌보 배긴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반지의 제왕에서 60년 이전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데요. 프로도에게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짐을 지워줬던 빌보의 젊은 날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 답게 반지의 제왕 1편과 닮아있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라는 날줄과 씨줄을 잘 들여놓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멀고도 먼 동쪽의 산속에 에레보르라는 거대한 지하 왕국을 세우고 부를 쌓아가던 드워프들. 허나 땅을 파내려가면서 얻는 황금이 쌓여갈수록 왕의 마음속에는 탐욕이 자리 잡았고 그런 황금을 탐한 북쪽의 강력한 용 스마우그가 왕국을 덮쳐오면서 에레보르는 순식간에 망국의 길을 걷게 됩니다. 나라를 잃고 떠도는 드워프들. 



그런 상황에서 모르던 프로도 앞에 짠~하고 간달프가 등장하는데요.
갑자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던 만남의 끝에서 간달프는 빌보를 스마우그를 물리치고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드워프들의 모험에 반강제로 합류 시켜 버리죠. 아니 빌보 스스로 함께 하도록 바람을 잔뜩 잡았다는 게 더 맞는 표현 같네요. 그렇게 편안함과 익숙함에 취해 살던 평범한 하플링 빌보는 그렇게 5대 마법사 중 하나인 간달프와 소린이 이끄는 13인의 드워프와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익숙한 패턴이지만 더 화려하고 풍성하다...


뭔가 익숙한 전개다 싶으시죠?
전작에서 프로도가 보여준 것과 얼추 비슷한 스타트인 탓도 있지만 고향 샤이어 밖에 모르던 호빗에게 모험을 이끌어내려면 이런 전개는 어찌보면 필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모험을 떠난 빌보와 간달프 일행 앞에는 물론 엄청난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반지의 제왕에서 보여준 것 이상으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이번 화의 메인에 놓인 드워프와 오크간의 뿌리 깊은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빌보들을 추격하는 오크들의 매서운 추격전도 그렇고 찬란한 엘프의 도시와 우연찮게 떨어진 고블린의 지하 마을에서 빠져나오기까지 겪는 모험의 비주얼도 더없이 훌륭했는데요. 2시간 40분을 넘기는 긴 러닝타임 안에서도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쉼없이 새로운 이야기들이 등장하는 느낌이더군요.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남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능력자 길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에 참여해서 이런 밀도 높은 비주얼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봤습니다만 진실은 글쎄요.

또 모든 이야기의 시작 답게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하는 주요 장치들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데요. 이를테면 오크나 고블린을 만나면 푸르게 빛나는 엘프의 검을 어떻게 얻게 되는지, 반지의 제왕에서 그 누구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 골룸(앤디 서키스)과는 어떻게 만나고 절대 반지를 어떻게 손에 넣게 되는지 등을 긴 러닝타임을 최대한 활용해 찬찬히 소개하고 있죠. 전작의 팬이었다면 좋아할만한 판타지 활극이 시종일관 펼쳐진다는 얘기죠.



그렇다고 호빗 : 뜻밖의 여정이 액션과 판타지만 강조된 작품은 결코 아닙니다.
중간 중간 피식 혹은 흐뭇하게 웃을 만한 유머 코드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니까요. 듣기론 유머러스한 피터 잭슨 감독이 녹음된 트롤의 목소리가 맘에 들지 않아서 직접 녹음실에서 30분 간이나 소리를 질러 대며 트롤의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카메오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고 하던데... 애석하게도 카메오로 등장한 피터 잭슨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11년이란 시간이 가져온 기술력의 차이...


반지의 제왕이 처음 등장한 게 2001년, 그러니까 벌써 11년 전인데 긴 시간이 흘렀는데요.
영화는 놀랍게도 그 긴 시간차를 거의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판타지라는 설정 뿐 아니라 현대의 헐리웃이 보여주는 첨단 기술력이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걸텐데요. 



그 동안 수많은 영화와 미드 등을 통해 더 이상 CG를 덧입히지 않으면 청정한 뉴질랜드 아니라 지구 어디에도 저런 곳은 없다는 걸 알았다는게 슬프지만 반지의 제왕을 뛰어넘는 비주얼은 중간계라는 가상의 공간을 비행기 여행 한번이면 당장이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11년이 지났지만 배우들은 전혀 늙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 역시 CG의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의심스런 부분이죠. 갈라드리엘은 여전히 고혹적이고 엘론드는 팽팽한 젊음을 유지하는 등 엘프 특유의 젊음이 11년을 지나서도 건재하더라고요.-_-;;


물론 배우들의 동안 유지 비결 만이 호빗 : 뜻밖의 여정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건 아닙니다.
샤이어는 물론이고 리분델이나 에레보르, 고블린의 지하 마을 같은 환상의 공간이 뿜는 비주얼은 가히 최고라 손꼽을 정도이며 빼어난 영상미에 더해 이전의 3D 기술보다 한층 덜한 위화감으로 긴 러닝타임에도 눈고생이 덜했던 진일보한 HFR3D 기술도 매력적이었는데요. HFR3D는 24프레임으로 돌리던 영상을 48프레임 이상으로 돌려서 전반적으로 3D 영화를 마치 물이 흘러가듯 부드럽게 배경과 피사체를 보여주는 신기술인데요. 세계 최초로 호빗 : 뜻밖의 여정이 적용한 바 있죠. 덕분에 HFR3D를 지원하는 극장을 찾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지만 아마 HFR3D 버전으로 보신다면 이전의 3D와는 또 다른 영상미를 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 기술은 프레임을 늘리는 기술인지라 일반적인 24프레임의 영화와는 영상의 질감이 다른데요. 개인적으로는 중간 중간 미드나 영드를 보는 느낌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뭐 젊은 빌보역을 맡은 마틴 프리먼이 국내에선 영국 드라마 셜록의 왓슨으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중간에 네크로맨서의 목소리로만 등장하긴 하지만 셜록역을 맡았던 베네딕 컴버배치도 등장해서 그런 느낌도 있었겠지만...;; 암튼 질감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전 그 정도 질감 차이 보다는 위화감 없는 3D의 진일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요.


한편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작품을 애트모스관에서 봤으니 사운드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을텐데요. 안타까운 건 영화가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 영상에 시선을 뺏기면서 소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그만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소리가 영화와 잘 믹스됐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사방과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애트모스 사운드의 향연을 뭔가 유별나게 느끼지는 못했다는 얘긴데요.




그렇다곤 해도 돌비 애트모스가 별로였다는 건 물론 아닙니다.
예컨대 드워프들이 동굴에서 잠을 자면서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아대는 장면에선 마치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코를 골면서 조는 것처럼 생생한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오고 머리 위에 비치된 여러 스피커를 통해 쏟아지는 사운드는 고블린의 지하 마을에서 펼쳐지는 액션씬을 현장감 있게 살려줬습니다. 아직 국내에 돌비 애트모스나 HFR3D를 지원하는 관이 적어서 두가지를 한꺼번에 경험하실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가능하시다면 코엑스 메가박스 M2관이나 영등포 CGV 4관에서 둘을 다 경험해 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아바타가 3D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과 비슷한 감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투표 독려 영화라는 건 무슨 얘기...


자, 그럼 왜 이 포스팅의 제목에 시의 적절한 투표 독려용 영화라는 낚시질을 했느냐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엄밀히 말하면 이 영화에선 투표의 투자도 등장하지 않거니와 우리나라 대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은 기정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 갈라드리엘에게 간달프가 자신이 드워프들을 돕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요.

"세상은 한 사람의 영웅이 바꾸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행동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

영화를 보면서 긁적인 내용을 옮기는 거라서 정확하진 않지만 대체로 이런 뉘앙스였는데요.
한 나라를 멸망시킨 용을 물리치러 가면서 딱히 드워프들과 관계도 없는 호빗을 동참 시킨 이유로는 납득이 안가면서도 뭐 하나 특출난 능력이 없는(굳이 이유를 달자면 용이 호빗의 냄새를 모르고 행동이 민첩해 나중에 활용 가치가 있다는 이유 만으로 -_-) 그를 선택한 이유가 이 안에 다 담긴 게 아닐까, 아니 반지의 제왕부터 호빗까지 이 긴 영화 전체에서 피터 잭슨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만든 대사였죠.



이쯤에서 자연스레 요즘 화두인 대선과 우리가 행사할 한표에 대한 생각이 스쳤죠.

이제 이 나라를 이끌어갈 새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며칠 안남았는데요. 우린 흔히 정치 같은 건 누군가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내게 주어진 권리는 작다며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이 안된다고 번거롭다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게 대표적인 걸 텐데요.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의 한표, 두표가 모아진 후에야 그 특출나 보였던 누군가가 평범한 사람에서 정치인이라는 감투를 얻게 되는 겁니다.

태어날 때부터 뭔가 다른 게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지지를 받느냐로 힘을 얻게 되는거죠.
그렇게 이미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 한표가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는 얘기인데요. 어쩌면 작아 보이는 그 권리를 포기하는 순간 안락함과 나태함에 빠진 호빗 마냥 샤이아라는 틀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살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걸 선택하겠다면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또 세상을 꼭 뒤집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지만 조금 더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작은 권리 나마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은 남기지 않을 수가 없네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행동이 결국 세상을 바꾸는 열쇠가 된다고 믿는다는 간달프처럼 저도 평범한 우리들의 투표가 우리가 사는 나라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2월 19일로 다가온 투표 꼭 부탁 드려요~~^^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호빗 :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1이 그랬듯 저곳으로 가면 돼~라는 장면에서 급히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이미 당해봐서 인지 허탈하기 보다는 내년에 개봉할 호빗: 데어 앤 백 어게인이 기다려진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는데요.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도 추가 장면은 없으니 참고하셔요. 이렇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봤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또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네요.

이왕이면 저처럼 만족스럽게 보신 분들이 많아야 할터인데~^^


호빗 : 뜻밖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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