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저희 팀은 회식을 갑니다. 회식이 대체로 그러하듯 맛있는 걸 맛보자며 여기저기로 돌아다니죠. 최근에 다녀온 곳이 삼청동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삼청동에서 시작해 북악 스카이웨이를 돌아 부암동까지 제법 긴 동선을 따라 이동했더군요.
그날 찍어온 사진 몇장과 함께 그날 이야기 늦었지만 정리해 봅니다. 일단 오랜만에 간 삼청동, 참 많이 바뀌었더군요. 뭐랄까. 이젠 가로수길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히 여러 외식업체의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많이 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워낙 오랜만이라서 변화를 더 빨리 인식한 것 같지만 소소한 그러면서도 개성 강한 매장이 많았던 풍경이 많이 퇴색한 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그건 그렇고 저희가 처음 들러 저녁을 해결한 곳부터 얘기해 볼까요? 삼청동 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 찾은 미소 시골밥상. 한옥의 분위기를 살린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곳은 한식 전문인데요.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새빨간 국물에 닭과 감자가 푹 익혀져 나오는 닭볶음탕을 메인으로 코다리찜, 감자전, 해물 파전 등 나름 버라이어티 했는데요. 아무래도 8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다 보니 메뉴 가짓수가 제법 됐죠.
개인적으로는 목적했던 닭볶음탕과 해물 파전이 마음에 들었고 코다리찜은 무난, 감자전은 너무 탄듯해서 좀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울만큼 맛있었던 것 아니지만 대체로 익숙한 메뉴와 맛에 쉼 없이 손님이 이어지는 가게이긴 하더군요. 저희 자리 외에도 인기 메뉴는 닭볶음탕 같았고요.
그렇게 이야기 꽃을 피우며 식사를 마친 후 저희가 2차 장소로 꼽은 곳은 부암동의 치킨집이었는데요.
그곳까지는 북악 스카이웨이를 돌아가기로 했기에 처음 북악 스카이웨이를 지났네요.-_-;; 소설이나 영화 등지에서 익숙하게 만난 이름이지만 저와는 통 연이 없었던 길이었던지 이제서야 높디높은 그 길을 따라 북악 팔각정까지 들렀다 온 거죠.
평일 밤이었지만 팔각정을 지나는 분도 제법 계셨고 심지어 그 시간에 등산을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팔각정을 지나며 찍은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번들 렌즈의 한계가 명확히 느껴지는 야경컷이죠.;;
그렇게 팔각정을 돌아 도착한 부암동의 치킨집 치어스. 후라이트 치킨에 큼직한 감자튀김이 함께 나오는 것도 골뱅이와 국수를 비비지 않고 각각 덜어서 먹어야 한다는 골뱅이 국수도 뭔가 이채로웠는데요. 업무를 마치고 삼삼오오 치킨과 함께 맥주잔을 나누시는 분들이 적잖더군요.
저희도 그 한편에서 치킨과 사이다를 곁들여가며 회식을 마무리해 갔죠. 치어스의 치킨 맛은 들불처럼 번진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달리 어린 시절 맛봤던 재래시장의 통닭맛과 더 닮아있었는데요. 그리고 보니 그 시절의 치킨이 아닌 통닭을 다시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향에 내려가도 그 시절의 맛을 지키고 있을 가게들이 재래시장에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아 쉽게 즐길 수는 없을 듯했지만요.
그렇게 11시를 즈음해 저희의 풀코스(?) 회식이 마무리 됐는데요. 돌아보면 두 곳 모두 엄청난 맛집은 아니었지만 화려함 대신 수수함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저만 몰랐던 의도된 추억 회식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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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키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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