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의 몫이었던 휴대전화 UI...
스마트폰이 꿈틀대기전 아니 일반 휴대전화에는 운영체제 같은 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시절만 해도 이 작은 기계 안에서 UI적인 측면으로 뭔가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시에도 디자이너들이 휴대전화 속에 아이콘과 레이아웃을 재구축해가며 사용자들에게 좀 더 편리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도 그들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편리함을 체감하고 공감하는 이들이 적었달까.
아무튼 당시만해도 휴대전화의 UI는 미약하나마 자체 운영체제를 만들었던 제조사의 몫이었다. 그 누구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 작업이었겠지만 묵묵히 해오던 작업. 허나 스마트폰이 꿈틀대면서 휴대전화 UI에도 상전벽해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UI 변화의 단초, 아이폰...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일괄된 흐름, 스마트폰 전쟁의 핵으로 떠오른 애플 아이폰의 UI.
어느 나라에서건 동일한 단말과 동일한 OS, 동일한 UI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컨트롤하고 이통사들과의 협상에서 승리한 애플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는데 이런 모습이 아이폰의 강점으로 인정받으며 타사들과의 거리를 벌리자 시장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UI를 앞세운 애플 UI와 맞서기 위해 경쟁사들은 분주히 대응책을 마련했다. 우선 애플의 OS에 대응할 운영체제를 찾았다. 운영체제라는게 단시일내에 갖춰질 수 있는게 아니다보니 제조사들이 직접 개발하기 보다는 유망한 OS를 중심으로 연합군 형태로 공동 전선을 펼쳤는데 그 앞에는 안드로이드가 나섰고 곧 윈도우폰 7도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운영체제가 준비되자 그 안에 담긴 UI도 새로워졌다. 기본은 OS 자체의 것이었지만 제조사들 특유의 UI를 더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 HTC는 센스 UI를 모토로라는 모토블러 UI를 삼성전자도 터치위즈 UI를 통해 자신들의 얼굴, 자신들의 스타일을 더한 UI 가다듬기에 열심히 였다.
아이폰을 벤치하다...
하지만 한번 승기를 잡은 아이폰의 위세는 대단했고 연합군을 이끄는 구글의 움직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OS 만을 제공하고 그 외의 UI 등에서는 좀 더 많은 자율권을 제공했던 기존 정책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UI를 선보여 아이폰을 잡겠다며 벼르고 있는 것이다. 차기 운영체제가 될 안드로이드 3.0 진저브레드가 그 시발이 될 것으로 알려진 상황.
뒤늦게 출발한 윈도우폰 7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개발 초기부터 마이크로소프트 고유의 UI로 어플 중심으로 확장되어가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상태로 UI 선택권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것을 규격으로 채택하면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는 운영체제를 공급하던 업체들이 일관된 UI를 통해 하드웨어 디자인은 조금씩 달라보여도 그 안의 모습은 일관되게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도록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운영체제가 같다면 UI도 같아야 한다는 얘기.
제조사들의 선택은...
이렇게 일견 아이폰의 그것과 비슷해 보이는 정책을 꺼내든 OS 제조사 앞에 난감해진 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었다.
애플의 성공 사례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지만 말그대로 천편일률적인 운영체제 UI안에 매몰되어 버리면 차별화라는 측면에서 제조사가 가지는 강점은 대부분 상쇄되어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하드웨어 경쟁이 아니고선 같은 UI로 타사가 만든 같은 운영체제의 모델과 차별성 없는 경쟁, 아니 제품의 주도권을 OS 제조사에 내준 상황에서의 경쟁을 펼치게 될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그래서일까? OS 제조사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도 HTC는 윈도우폰 7과 안드로이드 3.0에 센스 UI를 녹여내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순순히 UI 주도권 경쟁에서 발을 뺄 생각이 없다는 제조사 입장에서 버릴 수 없는 UI의 차별성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메시지이자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남겨두겠다는 여지로 보이는데...
모르긴해도 HTC 외에도 대형 제조사들은 차기 UI의 등장 속에서도 자신들의 스타일을 일견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껍데기만 만들어 팔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선택의 고객의 몫이길...
개인적으로는 OS 제조사의 UI와 제조사의 UI 모두 각각의 선택사항으로 남아줬으면 하고 바라는 편이다.
애플의 아이폰이야 스스로 생산부터 판매까지 단일화된 시스템하으로 움직이니 차별화라는게 어렵겠지만 수십개의 제조사가 같은 운영체제를 쓴다는 이유로 하나 같이 똑같은 얼굴이라면 안그래도 터치폰 중심으로 바뀌며 네모 반듯한 고만고만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상황에서 겉이 아닌 속까지 비슷한 스마트폰들을 만나야 하는 너무 심심한 상황에 놓일것 같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야 추가로 UI를 만들고 개선하는데 적잖은 돈이 들고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OS 제조사 등과 일정 부분 마찰이 생길수도 있으니 UI 차별화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르겠지만 하드웨어 하청 개발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꾸준히 이런 새로운 목소리를 내줘야 하지 않을까? 그후의 선택은 고객에게 맡겨두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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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키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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