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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0] CES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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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10. 1.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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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0에 무사히 다녀왔다.
시차 적응의 압박도 없었던 걸 보면 은근 글로벌 타입의 생체 시계를 갖은 듯.-_-;;
각설하고 이번 CES는 다양한 신제품과 신기술이 등장해 전세계인의 관심을 이끌어냈지만 그런 가치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몇가지 국내 전시회와 다르다고 느꼈던 점을 얘기해볼까 한다.


블로거라도 대접해 준다.

올 CES에선 블로거에게도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프레스룸 등의 혜택 못지 않은 지원이 제공됐다. 블로거 라운지라는 이름으로 블로거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다른 블로거들과 인맥을 맺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고 저렴한 것이긴 했지만 공짜 식사도 제공됐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끔 클레임을 걸어오는 곳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부스, 특히 대형 부스일수록 블로거 태그를 보여주면 미디어에 준하는 대우를 해줬다. 직접 담당자가 인터뷰에 응해준다거나 일반 참관객에게는 허가해주지 않는 사진 촬영 등도 블로그 포스트 작성을 위해서라면 허락해줬다는 얘기다.

일련의 이런 변화는 미국 내 블로거들의 활약이 일반 미디어에 준하는 혹은 그 이상의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했을터. 지난번 안철수 연구소의 사장에게 들었던 얘기가 떠오른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기 전에 처음 의견을 묻는게 블로거, 그 다음이 애널리스트, 그 다음이 일반 미디어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미디어라 불리우는 언론의 기자들이 들으면 불쾌해할지도 모르지만 기자들 만큼의 세련됨은 없어도 다른 블로거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블로거들의 시선을 같은 누리꾼들이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되면서 영향력이라고 불리우는 힘이 커졌고 결국 이런 CES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일부 전시회 등을 개최할 때 블로거들을 대우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그 지원의 내용이나 우대 수준이 CES의 그것에 비할 수 없다는 느낌이 크다. 물론 이런 얘기를 하는게 밥을 공짜로 먹여달라는 건 아니다.^^ 그 대신 블로거들만의 방식으로 하는 취재를 이해해주고 정보 제공이나 블로거들 간의 인맥 형성, 또  간단히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입장, 또 전시회에 참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상전, 아니면 껄끄러운 파트너를 달래야 하는 힘든 일. 괜한 일만 더 하는 격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힘이 되어주고 또 문제를 지적해 더 나은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블로거들의 노력을 지켜봐왔다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등록과 인정을 통해 소수라도 인정해주기 시작하면 기업이 참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깊은 내용을 전시회에 들르지 못하는 일반 누리꾼들에게도 쉽게 전파할 수 있을터다. 자연스레 해당 제품에 대한 관심도 이끌어 내고 말이다.


참관객 배려의 정도가 다르다.

블로거 뿐 아니라 일반 참관객에 대한 배려도 달랐다.
전시회장 주변에 쉴곳 및 의자 등을 배치해 주는 것 뿐 아니라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를 여러곳 마련해 취향에 따라 식사도 하고 장시간의 참관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또 노인 인구가 적지않은 라스베이거스의 실정에 맞게 노인 참관객을 위한 전동 탈것을 대여해줘 사람들이 가득한 행사장 안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래서 일까? 행사장에는 실제로 많은 노인 참관객이 있었는데...

사족이지만 신기했던 건 이 노인 참관객의 격 또한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랐다는 점.
그저 시간 때우기로 전시회장을 찾았다라곤 보기 힘들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업체의 담당자에게 이야기하는 등 신기술이나 전자 제품에 관심없는 노인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어쩌면 이런 Geek한 어르신들은 미국이기에 가능한 그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저 나이가 된다해서 갑자기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고 나또한 노년을 저렇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나라도 다양한 계층의 참관객에 대한 배려를 더 늘려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됐다.

우리와는 다른 성숙한 모습 한가지 더. 몸이 불편한 또는 노인들이 행사장을 거닐더라도 혹은 전동차를 타고 이동하더라도 불평하거나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저 조금 더 걸음을 늦추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있었을 뿐.


이 외에도 재밌는 모습을 몇 가지 발견했는데 참관객의 구두를 닦아주는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었고 무료 커피 등을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이런 일련의 이벤트가 그저 이미지 쇄신을 위한 방편일수도 있지만 회사 로고가 찍힌 봉투나 자그마한 선물 같은 뻔한 것 못잖게 이런 작은 감동을 선물하는 센스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많은 전시회가 개최되곤 한다.
그리고 이런 전시회에도 늘 조금 더 성숙한 모습, 참관객을 배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돌이켜보면 한때는 앉을 곳 하나 마련하지 않아 참관객들이 아픈 발을 끌듯이 전시회장을 돌고 지친 걸음으로 돌아가던 때도 있었으니 그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나아진 셈이긴 하지만 늘 아시아 최고, 세계 최고를 외치는 홍보 문구에 비해 그 양과 질이 늘 아쉬웠다.

물론 그런 아쉬움을 전시회를 준비하는 곳 혹은 참여하는 기업에서 모든 걸 다 바꾸고 개선해달라고 때를 쓰는 건 아니다. 참관객 입장에서는 우리가 해야할 일도 분명히 존재한다.


좀 더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짜증이 아닌 새로운 것을 접하는 즐거움을 늘리고 블로거로서는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누리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기업의 부족함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뭐 일단은 나부터가 그렇게 달라져야 하겠지만 우리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우리나라의 전시회도 좀 더 달라지지 않을까? 무조건 CES를 쫓아가자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그렇듯 부족한 게 있고 배워야 할 게 있으면 채우고 고쳐나가야 하지 않을지...^^
이번 CES를 통해 느낀 몇가지였다.

그리고보니 마치 이번 포스트로 CES 2010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는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글감이 남은 상태라서 CES 2010 관련 뒷북 포스트는 좀 더 소개하게 될 것 같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부탁 드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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