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평범한 돌집, 라 페드레라 혹은 까사 밀라

스페인이 낳은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여기까지는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고 저 또한 딱 이만큼 가우디를 알고 있었는데요. 이번 스페인행을 통해 조금 더 그에 대해 알게 됐네요.

 

 

당시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 만의 독특한 색채로 스페인, 그중에서도 까딸루니아의 중심인 바르셀로나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그는 지금도 가우디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부터요.

 

이곳이 가우디가 지은 돌집 아파트

 

 

예컨대 축구, 가우디, 요리가 바르셀로나를 오늘날의 관광 도시로 만들었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그가 설계하고 건축한 건물들은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종종 미디어를 통해 접하던 가우디의 건축물을 제 눈으로 직접 보게 됐다는 것 역시 이번 스페인 여행(이라고 쓰고 MWC 참관이라 씁니다)의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기저기에 남아있는데요. 그가 보여준 건물들은 하나 같이 독특하고 경이로워서 100년 가까운 시간을 버텨왔음에도 가우디가 펼치고 싶었던 틀에 갇히지 않은 천재성을 유감없이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그 중에 제가 직접 방문한 라 페드레라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하는데요. 라 페드레라(La Pedrera, 돌로 만든 집) 혹은 까사 밀라(Casa Mila, 밀라 가문의 집)로 불리는 이곳은 그 이름처럼 온전히 돌로 지어진 독특한 스타일의 아파트입니다. 내부에 여러 층에 걸쳐 집들이 모여있고 겉모습은 지상 최대의 낯섦으로 무장하고 있죠. 가우디가 디자인했다는 설명이 붙지 않는다면 뭐 이런 기괴한 집이 있어라고 혀를 찰지도 모를 만한 모습인데요.

 

 

뒤틀림 가득한 곡선과 기하학적인 조합으로 지어진 라 페드레라는 외부에서 볼 때 가장 특이하긴 하지만 내부의 모습도 인상적이기만 했습니다. 현재는 건물 전체가 은행으로 넘어갔다고 하고 박물관 등 수익 사업으로만 이용되는 것 같지만 그중에 아직도 실제로 살고 있는 가정이 있다니 바르셀로나 한복판에서 이런 독특한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삶이 어떤 느낌일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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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유로라는 적잖은 입장료를 받는 라 페드레라 탐험을 시작했을때 저희를 맞은 건 계단이었습니다. 이동 동선이 계단으로 올라 옥상에 도착해 옥상을 둘러본 후 내려와 최상층에 마련된 박물관을 보고 아파트 내부를 살펴보고 내려오는 식으로 되어 있거든요.

 

 

시대를 앞서간 천재 건축가답게 타일부터 유리병까지 재활용해 사용했다는 게 허언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장식들이 옥상 여기저기에 보이더군요. 옥상에서 내려보는 바르셀로나 중심지를 살펴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옥상을 한 바퀴 돌고 박물관으로 내려왔는데요.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긴 하지만 우리말 가이드는 없어서 주로 눈으로 설명을 쫓아 다녀야 했죠. 하지만 건축은 다른 어떤 예술못잖게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가 중요하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아무튼 가우디가 선보인 다양한 건축물들에 대한 소개를 살펴보며 내부를 돌아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는데요. 현 거주자의 집이 아니라 그곳 역시 박물관처럼 과거 가우디 시절의 사람들이 살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더군요.

 

구석구석 라 페드레라를 살펴보면서 느낀 건 가우디의 천재성 못잖게 그가 구현하고 싶었던 건축물을 세워가기 위해 당시 가우디와 함께 했을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대단했겠다는 거였죠.

 

생각해 보세요. 요즘 같이 다양한 도구와 기법이 자리잡기 이전에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시도가 가득한 집을 짓는다는 게 그것도 6년 만에 지었다는 게 대단하지 않은가요?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제가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천재의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데 누구보다 애썼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덕분에 이런 경이적인 건축물을 제 눈에 담아 가게 됐네요.

 

PS. 라 페드레라를 둘러보신 후에는 양손 가득 기념품을 사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