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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봉하마을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님을 뵙고 왔습니다... 짧고도 길었던 어느 토요일의 기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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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봉하마을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님을 뵙고 왔습니다... 짧고도 길었던 어느 토요일의 기록...

라디오키즈 2014.06.17 06:00

회사에서 받은 조금은 긴 안식 휴가를 받아 쉬고 있던 지난 토요일.
5년전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님을 뵙기 위해 진영으로 떠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직접 그분의 묘역에 참배한 적은 없었기에 이번 휴가 중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찾아뵙기로 한거죠.

사진이 많아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참고 부탁 드릴게요.^^;;

KTX-산천에 몸을 싣고 향한 진영이라는 낯선 고장...




딱히 차가 없는지라 진영까지는 KTX로 가기로 했는데요.
KTX가 진영역에 서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른 시간인 2시간 40분 정도 만에 진영에 닿더군요.

KTX-산천은 처음 타봤는데 여전히 좁지만 그래도 기존의 KTX보다는 자리가 넓어져 좋았는데요.




아침 9시 10분에 서울역을 떠난 KTX-산천은 부지런히 달려 예정된 11시 54분을 조금 넘겨 진영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기 전에는 진영역 앞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봉하마을로 들어가면 좋겠다 싶었지만 계획은 바로 틀어져 버리더군요. 일단 진영역이 진영읍내에서 꽤 떨어져 있어서 주변에서 식사를 할만한 곳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역에서 작은 안내 책자 하나를 들고 역 앞에 서있던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요.

진영역에서 봉하마을까지는 10번 버스를 타면 되더군요. 각각이 종점이기 때문에 봉하 마을에서 진영역으로 돌아올때도 이 버스를 타면 되고요.





2~30분 정도를 달려 노란색 바람개비가 바람에 일렁이는 봉하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사셨을때도 지금도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은 저 같은 참배객들이 제법 눈에 띄었는데요.

가족 단위로 혹은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분들이 많더군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분들부터 20대의 젊은 친구들끼리 그저 즐겁게 놀법한 토요일을 이곳에서 보내는 분들이 뭔가 특별해 보이더군요.





점심은 봉하 마을 안에 있던 식당에서 메밀전과 육개장 등으로 해결하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생가를 비롯해 5년전 조성된 묘역 등을 돌아봤는데요. 식당이나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곳이 몇 군데 있어서 끼니를 해결하고 잠시 휴식을 즐기기엔 충분하실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님하면 떠오르는 밀짚 모자를 팔던 분, 하얀색 국화꽃을 팔던 분들, 하루종일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노란색 바람개비를 접어 방문객들에게 선물하는 자원 봉사자까지 적잖은 분들이 봉하 마을을, 노무현 대통령님을 찾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었죠. 이미 5년 여의 시간이 지나서인지 참배객들이 사람들이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너럭 바위와 박석 가득 담긴 국민들의 마음, 먹먹해지다...










노대통령님의 친구가 사서 김해시에 기부했다는 생가는 깔끔하게 복원된 모습으로 손님을 맞고 있었고 수수를 넘어 팍팍했을 노대통령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아련한 곳이었는데요. 작은 포도 송이가 익어가는 생가를 지나 묘역으로 향했죠.






널찍한 너럭 바위를 묘석 삼아 1만 5천 여명의 기부로 모았을 박석을 비석 삼아 만든 노무현 대통령님 묘역은 큰 삼각형 형태로 커다란 태극기와 함께 조용히 들어앉아 있더군요. 한발짝 한발짝 너럭 바위로 향하면서 박석에 새겨진 글귀들을 보면서 몇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바보야 차라리 국민을 사랑하지 말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대통령."
"우리에게 많이 과분했던 대통령."
"당신을 영원히 제 가슴에 묻습니다."
"당신이 가신 길에서 길을 찾겠습니다."
"봉하마을 꽃피면 노짱님 돌아오세요."
"당신은 한그루 큰 느티나무 입니다."
"행복한 세상을 비추는 작은별이 되어 주세요."






먹먹해지는 마음을 누르고 너럭바위로 향하니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글씨 아래 노대통령님이 이곳을 찾을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당부가 적혀 있더군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그 분이 그토록 원했을 문장을 곱씹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이어가며 묘역에서 벗어났습니다.

그 다음 향한 곳은 추모의 집이었죠. 그리 크지 넓지 않은 공간이었던 추모의 집은 마당에 전시물을 세워둘 수 있는 공간을...










안에는 노대통령님의 일대기를 사진과 글, 전시물로 만날 수 있는 전시 공간과 함께 그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영상물이 연속으로 상영되는 작은 상영관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노대통령님에 대해 잘 알아도 잘 몰라도 꼭 한번은 들러서 찬찬히 그 분의 삶을 돌아볼만한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여기까지 돌아보면 봉하 마을에서 둘러볼 곳은 거의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한다면 묘역 뒤편의 사자 바위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있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꼭 그 위에서 주변을 둘러봐달라고 동영상 속에서도 말씀하셨지만 더워서 그건 무리였고 대신 노대통령님이 습지 복구와 개선을 위해 애쓰셨다는 화포천을 향해 아우름길을 따라 걸었지만 화포천 습지까지는 꽤 멀더라구요. ...라기 보다는 길 안내가 부실했었다고 결국 봉하 마을의 들녘을 바라보고 마을로 돌아오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들녘엔 잘 익은 밀이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벼들이 대비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노대통령님이 열심히 보급했다는 봉하 친환경쌀의 아이콘 오리들도 만날 수 있었죠.

그리고 올 가을이 되면 벼와 다른 색으로 자라 대통령님의 얼굴과 '사람 사는 세상'을 표현할 특별한 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다녀올만했던 봉하 마을...









하지만 서울로 돌아갈 기차는 밤 8시 9분 기차.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보려고 해도 시간이 꽤 남더라구요. 그 뒤부터 방황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마을 깊숙히 까지는 아니지만 좀 더 넓게 마을을 둘러본다거나 그분이 떠나간 부엉이 바위를 바라본다거나 그도 아니면 봉하 마을의 친환경 쌀로 만들었을 쌀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죠.






그렇게 해가 질때쯤 봉하 마을을 떠나 진영역으로 돌아왔는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진영역에서 마음만 먹으면 봉하 마을까지 걸어갈 수 있더라고요. 아까 말씀 드린 화포천 아우름길이 진영역에서 봉하 마을까지도 이어져 있는 걸 확인했거든요. 그러니 걷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10번 버스 대신 직접 역에서 봉하 마을까지, 다시 봉하 마을에서 진영역으로 걸어서 왕복하시는 방법도 추천 드립니다.





진영을 떠나 다시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에 가까웠지만 KTX와 함께라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당일치기 참배를 다녀오실 수 있으니 날씨 좋은 어느날 한번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전 노대통령님이 돌아가신 직후 장례식에는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다녀오고 나니 마음이 좀 나아졌네요. 그리고 새삼 그분이 바랐던 세상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됐고요.
꼭 정치적인 무엇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되실 겁니다.
참배라는 무거운 마음이 아니라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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